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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성공한 호주 빅토리아주, 경제 회복에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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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방역 성공한 호주 빅토리아주, 경제 회복에 총력

- 4개월에 걸친 2차 봉쇄 조치로 하루에 1억 호주달러의 경제적 손실 발생 -
- 2020-21년 빅토리아주 예산안에서 포스트코로나 경제 회복에 집중 -





전 세계에서 가장 길고 엄격하게 시행된 빅토리아주의 2차 봉쇄(lock-down) 조치가 지난 10월 27일부터 단계적으로 완화되어 500만 명의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 유지, 인원 제한, 마스크 착용 등의 조건 하에 자유로운 외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725명까지 달했던 빅토리아주는 30일 이상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통제한 모범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성공적인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치른 경제적 대가는?



빅토리아주의 봉쇄는 코로나19 신규 환자의 상승 곡선을 평탄화(flatten the curve)하고 방역에 큰 효과를 발휘했지만 경제활동의 제약에 따른 막대한 타격은 피할 수 없었다. Bloomberg에 따르면 빅토리아주의 규제 조치로 인해 하루에 약 1억 호주달러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30%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경제활동 제한으로 팬데믹 기간 동안 빅토리아주에서 약 29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져 올해 빅토리아주의 평균 실업률이 7.7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뉴사우스웨일스주의 평균 실업률 전망치인 6.5%와 연방정부가 발표한 호주 전체 실업률 7%보다 높은 수준이다.

빅토리아주 일일 신규 확진자 수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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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빅토리아주 보건부

7월 초부터 시작된 2차 감염 확산 이후 호주 경제 및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는 빅토리아주의 경제적 피해가 호주 전체 경제의 회복을 더디게 하는 것은 불가피했다. 호주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1분기에 호주 GDP 성장률은 -0.3%를 기록해 경제적 피해가 비교적 경미했지만 2분기에는 -7%를 기록해 호주의 경기불황이 공식화 되었다. 3분기에는 호주 봉쇄조치가 완화되기 시작하면서 호주의 GDP가 3.3% 성장하고 가계 소비지출도 평균 7.9% 증가했다. 반면 주(state)별 가계 소비지출의 경우에 다른 주는 지출이 7~11% 증가했지만 빅토리아는 1.2%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0년 3분기 가계 소비지출 증감률

자료: 호주통계청

규제가 완화되면서 빅토리아주의 경제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1월 중순 멜버른 도심 지역의 유동인구가 팬데믹 이전 수준의 불과 27%밖에 되지 않아 소비 활동과 경제 회복이 느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21년 빅토리아주 예산안 발표, 포스트코로나 경제 회복에 집중


코로나19 확산을 막기위한 봉쇄로 직격탄을 맞은 빅토리아주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주정부는 11월 24일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발표한다. 빅토리아주는 확산 초기에 의료 대응 및 경기부양책으로 이미 130억 호주 달러를 투입했지만, 이번 2020-21년 주정부 예산안에 일자리 창출, 경제 회복, 인프라 공사 등에 향후 4년간 490억 호주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해 주 역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할 예정이다.

빅토리아 주정부는 2019-20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0.25%, 2020-21년 실질 경제성장률을 -4%로 예상했으며, 이는 2020-21년 연방정부의 호주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1.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 주정부는 최고 수준의 정부 지원이 없었다면 경제 상황이 더욱 심각했을 것이라고 설명하며 2021-22년에는 빅토리아주의 경제가 회복해 호주 전체 경제성장률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빅토리아주와 호주 전체 경제성장률 전망치 비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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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빅토리아주 재무부

빅토리아주의 신규 예산안의 최대 지출 분야는 의료복지 분야로 약 267억 호주달러를 편성했으며, 뒤이어 교육과 교통 분야에 집중되었다. 전년 예산안에는 2020-21년도 경제 문제(economic affairs) 항목에 13억 호주달러를 편성할 것으로 추정했지만, 이번 예산안에는 동일한 항목에 코로나19 피해 복구 관련 지출이 포함되어 63억 호주달러로 증액 편성했다.

전년도 예상치 대비 빅토리아주 2020-21년 예산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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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빅토리아주 재무부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

빅토리아주 예산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일자리 계획(Jobs Plan)’이다. 신규 정책 및 핵심 산업 지원을 통해 ‘커뮤니티나 빅토리아 주민이 빠짐없이(ensuring no community and no Victorian is left behind)’ 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빅토리아주의 경제 회복 탄력성을 키워나가 더욱 강한 경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산에 신규 직원 급여 보조금과 여성 고용 지원에 4억 호주달러, 일자리 세금 공제 계획(New Jobs Tax Credit Plan)에 15억 호주달러를 배정해 고용활성화와 훈련 과정에 적극 투자할 방침이다. 더 나아가 2022년까지 20만개, 2025년까지 4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할 것이라는 목표까지 제시하는 등 고용 확대에 초점을 맞춘 계획을 발표했다.

건설업 - 공공임대주택, 신규주택 건설 활성화



빅토리아주는 ‘대형 주택 건설(Big Housing Build)’ 발표를 통해 건설업을 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생을 이끌어갈 주요 산업으로 지목했다. 이번 예산 발표에서 병원, 학교, 미술관 등의 신규 건설 및 개발 계획을 발표했으며 특히 공공임대주택 건설 지원이 주목을 받았다. 주정부는 53억 호주달러를 투자해 9300채의 신규 공공임대주택을 지을 계획이다. 빅토리아 공공주택협회(Victorian Public Tenants Association)는 2020년 현재 약 10만여 명이 대기자 명부에 등록되어 있을 정도로 공공임대주택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설명하며 동 계획을 환영했다. 해당 주택에 저소득층, 원주민, 가정 폭력 피해자들을 위한 주택 수를 따로 배정하여 수천 가구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건설업에 활기를 불어넣을 방침이다. 이 중 일부는 즉시 시작되며 동 프로젝트를 통해 매년 약 1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예정이다.

빅토리아주의 공공임대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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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또한 주정부는 주택 구매를 장려하기 위해 취득세(stamp duty) 할인 제도를 발표했다. 2021년 6월 30일 전에 100만 호주달러 미만의 신규 주택을 구매하면 50% 면제가 적용되고, 기존 주택을 구매하면 25%가 면제되어 건설업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이다.

교통∙인프라 산업 - 도로철도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 추진


주택 및 주요 시설 건설에 이어 도로와 철도 등의 교통 인프라 구축 사업에도 약 100억 호주 달러 규모의 예산이 할당되었다. 빅토리아주에서 수행된 가장 큰 철도 프로젝트인 교외 철도 루프(Suburban Rail Loop) 건설의 초기 단계에 22억 호주달러 투자를 포함해 멜버른 공항 레일(Melbourne Airport Rail)에 50억 호주달러, 질롱 고속철도(Geelong Fast Rail)에 20억 호주달러 등을 투자할 예정이다. 도로와 철도 외에도 트램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새로운 트램 유지보수 시설과 함께 100대의 차세대 트램에 14억 호주달러가 배정되었다. 이러한 교통 인프라 사업을 통해 최대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2000명의 견습생들을 지원해 경제 회복을 이끌 방침이다.

멜버른 교외 철도 완공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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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빅토리아 주정부

관광업 - 빅토리아주 국내 여행 장려 캠페인 진행



산불 사태에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은 관광업이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동안 국경 폐쇄뿐만 아니라 주경계까지 봉쇄되어 관광업계는 최악의 해를 보냈지만 최근 뉴사우스웨일스주, 퀸즐랜드주, 타즈매니아주가 주경계를 재개방하여 국내 관광은 점차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앤드류스(Daniel Andrews) 빅토리아주 총리는 주민들에게 이번 여름에 빅토리아주 내 여행할 것을 권고했으며, 이를 장려하기 위해 4억6500만 호주달러 규모의 관광업 회복 패키지를 발표했다.

해당 패키지에는 그레이트오션로드(Great Ocean Road), 그램피언스(Grampians), 깁스랜드(Gippsland) 등 빅토리아주의 주요 관광 지역의 관광 인프라, 마케팅 캠페인, 역량 강화를 지원해 관광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더불어 주민들의 현지 지역 관광을 장려하기 위해 12월부터 빅토리아주 지역에서 숙박, 관광 명소 등의 여행 비용으로 최소 400 호주달러를 지출할 시 200 호주달러 상당의 바우처를 제공하는 데에 약 3000만 호주달러를 배정했다.

신규 방문자센터가 설립될 윌슨스 프로몬토리(Wilsons Promontory)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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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헬스케어 - 헬스 인프라 구축, 정신 건강 분야에 최다 예산 편성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의 공공보건 의료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호주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텔레헬스 서비스, 정신건강 지원 등을 발빠르게 도입했지만 개인보호장비 등 의료품의 부족 현상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빅토리아주는 의료시스템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헬스 인프라 구축, 정신 건강 등 의료업에 최다 예산을 편성했다.

재개발 예정인 워남불 베이스(Warrnambool Base)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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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BC

빅토리아주는 신규 병원과 기존 병원 업그레이드에 20억 호주달러를 편성하고 의료 장비, 진단기구 등을 업그레이드하는데 1억 호주달러 이상을 투입해 의료시스템을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에 더해 정신건강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는데 8억6900만 호주달러를 투입하고 정신과 병상 수를 늘리는 등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취약해진 빅토리아주 주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원할 예정이다.

교육 - 학교 시설 개선 및 학습 지원을 위한 교사 확충



빅토리아주는 ‘교육의 주(The Education State)’를 슬로건으로 내세울 정도로 우수한 교육기관들을 보유하고 있는 교육의 허브로 알려져 있다. 이에 맞게 빅토리아주는 30억 호주달러를 학교 시설 개선, 16억 호주달러를 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서비스 개선에 투자하는 등 다양한 교육 지원의 예산을 발표했다. 그 외에는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학습용으로 노트북과 아이패드를 대여했던 가족이 기기를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2450만 호주달러를 지원하고, 팬데믹 기간동안 학습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주정부 공립학교에 4,100명의 튜터(tutor)를 고용할 계획도 포함되어 있다.

2021년 개교 예정인 신설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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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Victorian School Buildings Authority

에너지 -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구역 설립



2050년까지 배출가스제로(net-zero) 목표를 설정한 빅토리아주는 탄소중립시대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6개의 새로운 ‘신재생에너지 구역(renewable energy zone)’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햇빛이 강한 북쪽에는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 바람이 잘 부는 동쪽에는 풍력 터빈을 설치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며, 해당 구역을 설립하는 데에 5억4300만 호주 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발표했다.

계획된 빅토리아주의 재생에너지 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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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he Age

추가로 빅토리아 주정부는 예산에 7억9700만 호주달러 규모의 가정용 에너지 효율 패키지를 포함했다. 해당 패키지에는 기존 주택용 솔라패널 설치 비용을 환급받을 수 있는 지원제도(solar panel rebate)를 연장하여 태양광 에너지 발전율을 늘리고 전기세도 절약할 수 있도록 지원제도에 1억9100만 호주달러를 편성했다. 또한 저소득층이 오래된 난방기구를 교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과 공공사회주택의 에너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예산에 포함하여 빅토리아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일 예정이다.

시사점

빅토리아주의 역대 최대 규모 예산안 발표로 주정부의 순부채(net debt) 또한 올해 회계연도에 867억 호주달러, 2023-24년에는 1548억 호주달러에 이를 예정이다. 빅토리아주는 사상 최대 규모의 빚을 안게 되었지만, 주정부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저소득층, 노숙자, 원주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연방정부 예산안에서 부족했던 여성 노동력 참여 및 보육 지원을 포함하여 현지 반응은 긍정적이다.

국내기업은 빅토리아주의 예산안을 통해 주정부의 주요 투자 분야와 유망 산업에 대해 파악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주 연방정부에서도 교통∙인프라, 건설업, 신재생에너지, 의료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관련 산업의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자료: 빅토리아주 재무부, 연방정부 재무부, 호주통계청, ABC, The Age, IBIS World, Australian Financial Review, KOTRA 멜버른 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