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한 'AI연구원'을 7일 설립하고 AI 원천기술 확보와 난제 해결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LG AI연구원은 인력의 전문성과 역량 기반의 독자적인 인사 시스템과 평가,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재를 유치할 예정이다.
또 최고연구원과 원장에 모두 70년대생을 선임해 젊고 유연한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처음으로 신설된 CSAI(Chief Scientist of AI)에는 1977년생인 이홍락 미국 미시건대 교수를 영입했다. 구글 AI 연구조직 구글 브레인의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역임한 이 교수는 AI 원천기술 확보 및 중장기 AI 기술 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또 AI연구원장에는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을 맡았던 배경훈 상무(1976년생)를 선임해 LG의 AI전략 수립과 실행을 전담하도록 했다.
이처럼 AI 연구를 전담하는 조직이 생기면서 LG전자 스마트폰의 AI 전략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제기됐다.
LG전자는 2017년 자체 론칭한 AI 브랜드 '씽큐(ThinQ)'를 활용해 스마트폰 네이밍을 해왔다. V30s 씽큐부터 이어진 스마트폰 네이밍은 별다른 반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올해부터 자취를 감췄다. 올해 상반기 출시한 LG 벨벳부터는 제품명에 ‘씽큐’가 사라지고 제품박스에 씽큐에 기반한 제품이라는 뜻의 'Powered by ThinQ'라는 메시지만 남았다.
Q보이스는 지난해 서비스가 종료돼 Q스토리라는 이름으로 통합 개선됐지만 여전히 구글 어시스턴트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이는 현재까지 씽큐 브랜드를 전면에 사용하고 있는 LG전자 생활가전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LG전자 생활가전은 모바일 앱 'LG 씽큐'와 연동해 원격 제어 및 공기질 관리 등을 수행할 수 있다. LG 씽큐를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은 냉장고, 정수기, 에어컨, 워시타워(세탁기/건조기), 스타일러, 공기청정기 등이다.
LG전자는 AI의 성능과 해외 인지도 등을 고려해 구글 어시스턴트를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폰뿐 아니라 스마트 TV 역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아마존 알렉사 등 다양한 AI 플랫폼과 연동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나 애플 등이 자체 AI를 활용해 독자적인 서비스를 구축한 것에 비하면 LG전자도 모바일에 활용할 자체 AI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경제 제재로 구글과 거래가 끊기게 된 화웨이의 사례를 언급하며 독자적 서비스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구글 어시스턴트는 우수한 성능을 자랑하는 AI비서다. 그러나 어느 기업이건 화웨이와 같은 일을 겪지 마란 법이 없기 때문에 독자적인 AI 서비스를 구축해 외부 요인에 대비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LG 측에 따르면 AI연구원이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를 수행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LG 측은 "AI 연구를 통해 배터리 수명 및 용량 예측,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같은 계열사 내의 난제들을 해결하는 역할도 담당한다"고 예시를 들었다.
LG전자 관계자는 "AI연구원이 이제 막 출범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연구할지는 전해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계열사 연구소와 협업 가능성은 열려 있어 LG전자 AI에 대한 연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LG 관계자는 "구체적인 연구 방향은 나오지 않았으나 각 계열사 내 AI 연구소와 공동연구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전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