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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로 금융 불안정”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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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집값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로 금융 불안정”우려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박종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0년 12월)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집값 상승에 가계부채 증가로 금융 불안정이 심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제구조 변화, 가계부채의 증가 등이 실물경제에 대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상존하고 있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통화신용정책 결정 내용과 배경, 향후 통화정책방향 등을 수록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연 4회 작성해 국회에 제출하고 있으며 이번 보고서는 2020년 8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후부터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시까지의 기간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한은은 이번 보고서에서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있어 금융불균형 위험 누적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가격은 8월 이후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다가 최근 수도권과 지방 모두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전세가격도 수급불균형 등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세수요 일부가 매매수요로 전환되면서 주택가격 오름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대출은 증가세가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주택구입과 전세자금 수요 외에 개인들의 주식투자자금 수요 등이 더해지면서 주택관련 대출과 기타대출 모두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앞으로도 주택시장으로의 자금유입 지속 등으로 가계대출이 당분간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주택관련대출은 정부의 주택시장 관련 대책에도 불구하고 단기 수급불균형 우려, 완화 금융여건 지속 기대 등으로 주택가격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여전히 높은 데다 전세자금 수요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당분간 높은 증가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통화정책 완화기조로 각 경제주체 자금사정은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통화정책 완화는 금리와 신용경로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 대체로 원활하게 파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형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장금리, 금융기관 여수신 금리가 상당폭 하락했다”며 “민간신용은 가계과 기업대출 모두 크게 확대됐고 주가도 코로나19 확산 직후 큰 폭 하락했다가 빠르게 반등했다”고 말했다.

또 “금융상황을 나타내는 금융상황지수는 4월을 저점으로 빠르게 상승하여 8월 이후에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금융상황이 호전되면서 각 경제주체들의 자금사정도 개선되고 있다.

기업자금사정 BSI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기업자금사정 BSI가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은 기업부문의 경우 자금조달여건이 개선되면서 자금사정이 호전되고 이자상환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 미시자료(KIS-Value)를 통해 분석한 결과 2분기 중 기업의 유동비율과 현금비율이 전분기 대비 상승했으며 기업자금사정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상당폭 회복했다. 제조업 BSI는 1월 83에서 3월 71, 5월 64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7월 73으로 반등한 뒤 10월 84, 11월 83으로 지난 1월과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가계부문은 금리하락에 따라 저소득계층을 중심으로 부채보유가구의 이자상환부담이 완화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부채보유가구의 금융부채에 적용되는 금리가 75bp(1%포인트=100bp) 하락한다고 가정할 경우 부채보유가구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 하락폭은 소득분위가 낮을수록 확대된다. 5분위 가구는 1.4%포인트 DSR이 하락하며 4분위 1.7%포인트, 3분위 1.8%포인트, 2분위 2.1%포인트, 1분위 3.7%포인트 낮아진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축소하고 신용흐름을 원활화해 코로나19 충격으로 실물경제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실물경제 충격이 금융상황을 긴축시켜 실물경제를 추가 위축시킬 수 있는 상황에서 금융상황을 개선함으로써 금융불안과 실물경제 악화 간 부정 피드백을 방지했다.

최근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에 대해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한 미 연준의 대규모 자산매입 정책 등에 따라 미 연준 자산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데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석 한은 부총재보는 “환율이 하락하면 수출기업 채산성에 악영향을 미친다”면서도 “다만 과거보다는 환율 영향이 축소됐으며 수출은 글로벌 수요 품질경쟁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또 “시장에서는 향후 미 달러화가 단기적으로는 주요국의 코로나19 전개 양상, 미국의 추가 경기부양책 관련 논의 등에 영향을 받는다고 예상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 기조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이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환율이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직간접 영향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si@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