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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저축은행 연말 고금리 특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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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감춘 저축은행 연말 고금리 특판

저금리 장기화로 수신액 여유
"수신 확보 통로도 다양해져"

매년 연말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으며 예금 유치에 나섰던 저축은행들이 올해는 특판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이미지 확대보기
매년 연말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으며 예금 유치에 나섰던 저축은행들이 올해는 특판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매년 연말 고금리 특판예금을 내놓으며 예금 유치에 나섰던 저축은행들이 올해는 특판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1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 OK, 한국투자, 페퍼, 웰컴 등 주요 저축은행들이 연말 특판을 출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 저축은행은 매년 연말이 되면 경쟁적으로 특판 상품을 통해 자금 유치에 힘써왔다. 예·적금 만기에 앞서 유동성 규제 비율을 맞추기 위한 방법 중 하나가 특판이었던 셈이다.

앞서 저축은행은 금융위원회서 재무건전성 유지를 위한 규제를 받고 있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1개월)과 달리 3개월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유동성 부채(예금 등)에 대해 유동성 자산(대출 등)을 10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저축은행은 향후 3개월 후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등에 대비해 3개월 전부터 유동성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현시점에서 앞으로 3개월치 유동성(수신)을 확보해야 하는데 이때 예금을 유치해야 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 특판을 하는 목적은 유동성 비율과 예대율(예수금 대비 전체 대출금 비율) 수준을 조정하기 위함인데, 워낙 저금리이다 보니 저축은행업계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많이 들어왔다"며 "굳이 특판에 나설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수신 확보 통로가 다양해졌다는 점도 특판이 자취를 감춘 이유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퇴직연금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11월부터 높은 금리를 경쟁력 삼아 퇴직연금 상품을 판매한 저축은행은 현재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만 10조 원을 넘어섰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모바일 앱이 활성화되면서 금리에 민감한 젊은 층 고객이 많이 유입됐다"며 특히 퇴직연금을 출시한 후부터는 알아서 몰리는 자금 덕에 연말 특판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예금을 받아도 마땅한 운용처(대출처)가 없는 점도 연말 특판 예금이 종적을 감춘 배경으로 꼽힌다. 저축은행중앙회 올해 상반기 기준 일반예탁금 규모는 5조 9165억 원으로 전년말 대비 3132억 원 늘었다.

저축은행중앙회의 일반예탁금이 늘었다는 것은 개별 회원 저축은행 입장에서 볼 때 예금을 받아 대출로 운용할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사인 저축은행으로부터 예탁금을 받아 운용한다. 이중 일반예탁금은 쉽게 말해 운용처를 찾지 못해 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에 맡긴 자금이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저축은행의 연말 특판을 보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관측한다. 이처럼 저축은행업계가 선제적으로 예대율 관리에 나선다면 연말 특판 경쟁이 불필요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