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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인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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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코로나 시대 문화예술인의 위기

노정용 부국장
노정용 부국장
'코로나 3차 유행'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도 1주일 내내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00명선을 넘어서면서 정부의 K-방역 성공 자화자찬을 무색케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근근히 버티던 경제가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도 일거리가 없어 비명의 소리를 내지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공정'이라는 이름을 붙인 '상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감독법 개정안' 등 경제 3법을 통과시켜 기업 옥죄기에 여념이 없다.
경제계의 반발에 '경제3법'을 통해 정부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새롭게 바꾸어 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업이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며 코로나19 팬데믹(사회적 대유행) 위기에 '경제3법' 통과의 연기를 호소했지만 정부는 주저없이 강행했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의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코로나19로 사회문화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문화예술계의 타격은 그 어느 분야보다 심각하다. 공연과 전시가 잇따라 취소되면서 그 피해액은 산출하기조차 힘들다. 특히 대면 중심의 공연계는 연습은 연습대로 하지만 정작 발표 무대를 가질 수 없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한국예총이 지난 3월 발표한 '코로나19 사태가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취소 또는 연기된 현장 예술행사가 25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식 통계가 이 자료밖에 없어 정확한 수치를 확인하기 힘들지만 그 이후의 상황도 나아진 게 없으니 최소 5000여 건의 예술행사가 취소된 것으로 짐작된다.

한 공연예술 평론가는 “코로나19 발생 후 거의 1년 동안 집에 머물고 있다. 현장을 중시하는 평론가가 작품을 올리는 무대가 올스톱이니 할 일이 없다”면서 “나같은 평론가는 물론이고 공연예술 종사자는 하루하루 힘겹게 살고 있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정부의 긴급 예술인 생활‧운영 자금 지원도 대부분의 예술가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전체 예술인의 57%를 차지하는 전업예술인 가운데 프리랜서가 76%에 이른다. 그러다보니 증빙이 어렵기 때문이다.

사정은 글을 쓰는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원고 청탁이 줄어들었고, 강연 수입이 끊겼다. 또 작품을 팔아서 생활을 연명하는 화가들도 전시회를 열 수 없어 작품을 판매할 통로가 막혔다고 하소연한다.
프랑스, 영국, 독일 등 예술 선진국들은 우리보다 훨씬 발빠르게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특별 예산 편성을 통해 대규모 지원을 하고 있다. 문화예술이 웃음을 선사하고 사회를 건강하게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예술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근 삼성전자가 신예 공연 아티스트를 돕기 위한 '삼성 스포트라이트(Spotlight)'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연 아티스트들에게 창작기회를 선사하는 프로젝트다.

공연 아티스트들은 춤, 마임, 연기 등 90초 오디션 스타일 공연을 촬영한 후 #SamsungSpotlight 해시태그를 사용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삼성전자는 3명의 우승자를 선정해 5000파운드의 상금과 함께 삼성 갤럭시 기기, QLED 8K TV 등에 작품 발표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 이벤트에만 열을 올리지 말고 보이지 않는 그늘에서 우리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문화예술인들에게도 관심을 돌려야 한다. 그들이 있기에 우리의 정신이 건강해지니까.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