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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호찌민 시, 급격화 도시화로 지반침하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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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호찌민 시, 급격화 도시화로 지반침하 심각

베트남 호찌민 시의 지반침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호찌민 시의 지반침하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트남 호찌민 시가 급격한 도시화로 인한 지반 침하 때문에 잦은 홍수, 싱크홀 등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다오비엣(DaoViet) 등에 따르면 호찌민 시 자연환경청은 최근 개최한 세미나에서, 시의 지반 침하가 심각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호찌민시 일부 지역 지반이 평균 28mm 가라앉아 있었다. 이후 지반 침하 속도는 연평균 15mm이었으며, 2020년 현재 50cm 이상 가라앉아 육안으로 침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구역도 있다. 호찌민 시 전체에서 지난 5년간 급속하게 가라앉은 면적은 356ha에 달하며, 침하 속도가 연간 5~10mm인 면적은 4400ha다.

레 후이 바(Le Huy Ba) 과학기술 및 환경관리 연구소 소장은 “오래전부터 호찌민시의 지반이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 전체 지역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며 침하 정도도 지역별로 다르다”고 말했다.

꾸찌(Cu Chi), 혹몬(Hoc Mon), 투득(Thu Duc) 등은 지반이 단단하지만, 시 동남쪽과 서남쪽 특히 빈짠(Binh Chanh)지역은 10년 전부터 연평균 3cm씩 지반이 내려앉고 있다. 이 지역의 지반은 약하고 밑에 있는 유기층이 두껍다. 때문에 빈짠에 건물을 건설할 경우, 보통 말뚝을 지하 50m까지, 옛날에 바다였던 Hutech대학교 같은 곳에서는 55~60m까지 박아야 한다.

지반이 약한데다 저지대에 위치한 호찌민시에 도로, 아파트, 고층 건물이 계속 들어서며, 지반은 빠르게 내려앉고 있다.

무분별하게 지하수를 개발, 사용하는 것도, 지반 침하의 주요 원인이다.

레 후이 바 소장은 “호찌민시는 원래의 자연 환경을 고려한 도시 개발을 계획하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지반이 단단한 근교 지역에 위성도시를 건설하는 대신, 지반이 약한 시내에 고층 빌딩들을 건설했다. 심지어 저지대인 호찌민시 동남부도 빠르게 도시화했다. 호찌민시 7군인 냐베(Nha Be), 껀저(Can Gio)와 가까울수록 지반이 약해, 융기와 침하가 발생하기 쉽지만 이 구역의 도시화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도시 계획을 수립한 사람과 도시 설계자가 호찌민시의 지반이 약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수익성 때문에 도시내에 고층 빌딩을 짓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레 후이 바 소장은 "더 위험한 문제는 호찌민시 지하에 막을 수 없는 미끄러짐 현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새로운 퇴적층이 강의 경사면에서 점차 내려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빈탄(Binh Thanh)군의 응웬허우깐(Nguyen Huu Canh)대로와 반탄(Van Thanh)2 대교는 이미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지반 침하가 심각하다. 그 결과, 응웬허우깐대로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고, 반탄2 대교는 계속 땅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간다. 호찌민시는 응웬허우깐대로에 침수 모니터링 시스템을 설치하고, 반탄2대교를 들어 올리는 등 보수 비용으로만 수십억달러를 썼다.

세미나에 참가한 전문가들은 "호찌민시가 자연 환경을 무시하고 도시를 개발한 실수를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호찌민시는 지하 심층의 지형학적 지도와 지질 기준선 지도를 다시 만들어, 강 바닥, 늪, 만 등의 위치를 식별하고 이런 지대에는 건물, 도로, 교량 등의 건설을 제한해야 한다. 시 전체에 건설 가능한 지대를 새로 조사, 공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호찌민시가 위성도시 확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지반이 단단한 시 북쪽과 북서쪽의 혹몬, 꾸찌, 투득 지역을 중심으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북쪽 및 북서쪽은 동남부 저지대에 비해 도로 및 건물 건설 비용이 3 ~ 4 배 저렴하고 침하, 침수, 해수면 상승 등에 대비한 보수, 시설물 설치 비용도 훨씬 적다.

레 후이 바 소장은 호치민시가 지하수 개발 및 사용을 단계별로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메콩 델타 지역과 호치민시에는 산업용 우물 9650개, 가정용 우물 99만개가 있다. 매일 평균, 산업용은 200만㎡, 가정용에서는 84만㎡의 지하수를 퍼올리고 있다.

이렇게 지하수를 무분별하게 퍼올리고 있지만, 각 현과 구의 관할 부서는 이를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않고 있다. 산업용으로 지하수를 이용하는 법인에 부과하는 수자원세도 매우 적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지하수 개발 및 사용을 엄격하게 관리, 감독하고, 상수도가 설치된 지역에서는 지하수 이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반 침하가 심각한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콘크리트 말뚝으로 보강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