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생명체가 위기를 맞아 새로운 조합과 변이를 시도하여 번성하듯 리더에게도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과 역량 그리고 리더십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시스코의 한 전문가는 기업을 둘러싼 이와 같은 변화를 다음과 같이 얘기했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워졌다. 기업은 온라인을 활용한 원격근무와 오프라인근무 시스템이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이런 변화 속에서 리더들은 불확실성과 모호함을 핑계로 과거의 방식을 고수하며 현재에 머무를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역량과 리더십을 개발하여 먼저 시도하고 지혜를 얻어 앞으로 나아갈 것인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렇다면 리더는 어떤 시도와 변화를 해야 하는가? 리더들은 무엇보다 오프라인에 기울져 있던 무게중심을 과감하게 온라인으로 옮겨 새로운 균형과 기회를 찾아야 한다. 특히 온택트의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온라인 회의에 대한 기술과 리더십을 개발하고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실례로 시스코는 임원진이 일주일에 한 번 모든 직원과 영상회의를 통해서 이야기하는 '체크인'이라는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만나기 힘든 고위 임원진을 온라인상에서 만나 애로사항, 문제점, 궁금한 내용을 직접 얘기하고 상황에 따라 임원진이 문제를 바로 해결해 주니 직원들의 반응이 뜨겁다.
IBM은 코로나와 관계없이 이미 오래전부터 온택트 방식의 초대형 브레인스토밍 '이노베이션 잼'을 통해 조직변화와 혁신을 이끌어왔다. 이노베이션 잼은 하나의 주제를 놓고 직원, 가족, 고객, 협력사, 업계 인사가 3~4일동안 온라인으로 하는 토론이다. 참여 인원은 최대 40만 명에 이른다. IBM이 IT업계에서 100년 기업으로 생존하면서 성장하는 데 이와 같은 집단지성은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시스코와 IBM처럼 온라인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본질적인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본질적 차이는 '6As'로 설명할 수 있다. 즉, 리더의 권위와 파워(authority), 매력과 유인(attraction), 장소에 대한 우위장소(advantage)와 시간의 제약(anywhere, anytime), 회의 운영과 활동(action), 익명성(anonymity)이다.
리더는 위와 같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언택트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해 영향력을 리부팅 해야 한다. 이는 오프라인의 세세한 통제방식에서 벗어나 온(on) 대 온(on)의 업무환경에 적합한 참여와 자율성을 높이는 리더십과 소통방식(온라인 회의기술) 그리고 변화된 업무방식과 재택근무로 겪게 되는 구성원들의 인지와 정서 그리고 행동을 효과적으로 다룰 줄 아는 온택트리더십(on-tact leadership) 개발을 의미한다.
언택트 시대, 이제 온택트리더십은 리더십의 본질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영향력의 새로운 원천이며 노멀이 될 것이다.
허일무 변화디자이너(플랜비디자인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