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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내년 스마트폰 양극화 더 심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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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내년 스마트폰 양극화 더 심해진다

삼성전자, 플래그쉽 라인업 확대 '1위 굳히기' 시동…상반기 중저가 5G폰 출시
LG전자, ODM 생산 확대하며 원가절감, 적자 개선 노려…내년 롤러블폰 성패 관건

갤럭시Z폴드2(왼쪽), LG 윙. 사진=삼성전자, 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Z폴드2(왼쪽), LG 윙. 사진=삼성전자, LG전자
코로나19와 미국의 화웨이 경제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양극화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쉽 제품군을 확대하고 출하량을 늘리며 글로벌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반면 LG전자는 원가절감을 위해 주문자 개발·생산(ODM) 비중을 늘린다. LG전자의 경우 사실상 플래그쉽을 제외한 중저가 모델은 ODM 방식을 취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게 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억5490만대를 출하해 19.9%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2분기 화웨이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로 화웨이가 주춤거리면서 연간 점유율 1위를 지켰다.

화웨이는 올해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하면서 점유율 경쟁을 더 벌일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이 빈틈을 파고들어 스마트폰 라인업을 더 촘촘하게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 플래그쉽 모델인 갤럭시S21은 예년과 달리 1월에 공개한다. 또 1분기 중 갤럭시Z플립 후속 모델과 갤럭시Z폴드 라이트형을 공개한다. 이어 상반기 중에는 중저가 5G폰인 갤럭시 A 시리즈 신작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전략은 올해 4분기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12가 글로벌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를 잠재우고 침체된 화웨이의 빈자리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를 위해 내년 출하량도 2억7510만대로 올해보다 약 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샤오미 역시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내년 스마트폰 출하량을 늘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IDC는 내년 샤오미 목표 출하량이 2억4000만대라고 전했다. 다만 SA는 샤오미의 내년 출하량은 1억981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출하량인 1억5430만대보다 크게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언팩 행사를 3번에 나눠서 진행하며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갤럭시S20 FE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한 바 있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MC사업본부 산하 ‘ODM사업실’을 ‘ODM사업담당’으로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ODM생산방식의 비중이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ODM 생산방식은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와 부품 수급까지 맡아 진행하는 방식으로 브랜드 업체는 제품의 기획과 마케팅에만 전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장기 적자가 지속되자 생산거점을 경기도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기는 등 원가절감에 주력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스마트폰 ODM 비중은 70%로 지난해 30%에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플래그쉽을 제외한 중저가 모델은 모두 ODM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연간 약 1억대 가량을 ODM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체 출하량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OD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할 경우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지만 기존 ODM 업체와 기술 차별을 갖기 어렵고 미래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단점도 있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ODM방식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 비용으로 시장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존의 ODM 사용 업체와의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측면과 함께 저가 제품의 경쟁력 상실로 인해 미래 경쟁력 약화가 있다는 단점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라인업을 확대하고 세분화하는 반면 LG전자는 원가 절가에 주력하면서 두 회사 스마트폰의 양극화는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해 하반기 출시한 LG전자 플래그쉽 모델 LG 윙의 국내 판매량은 5만대 수준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LG 윙의 지원금을 크게 늘리며 사실상 반값 판매에 들어갔으나 판매량에 반등을 꾀하진 못하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공개 직후 해외 매체에서 기술 호평을 받고 있으나 이 같은 평가가 판매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원가절감을 꾀하고 있으나 기술 혁신을 보여주지 못했고 브랜드 이미지를 프리미엄화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ODM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되면 프리미엄 이미지를 찾는 일은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내년 하반기 출시를 앞둔 롤러블폰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 당초 LG전자는 폴더블폰 경쟁에서 한발 물러났으나 롤러블폰 공개를 공식화하며 기술 경쟁에 뛰어든다. 특히 LG전자는 이미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OLED TV를 공개한 바 있어 LG전자 롤러블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장기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이미 삼성전자와 격차가 상당히 벌어졌다"면서 "올해 플래그쉽 모델의 성패나 내년 시장 대응 상황을 봤을 때 이 같은 양극화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