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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인증했어?’…네이버·카카오, 새해 ‘디지털 지갑’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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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인증했어?’…네이버·카카오, 새해 ‘디지털 지갑’ 격돌 예고

전자 신분증·금융 등 모든 서비스 집약된 ‘디지털 지갑’
온라인 사업 ‘완결판’, 주도권 잡기 경쟁 본격화할 듯
‘디지털 지갑’ 선점 여부에 온오프라인 지배력 갈려
첫 관문 ‘인증 시장’ 놓고 경쟁 펼치는 네이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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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내년 ‘디지털 지갑’ 선점을 놓고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다.

공인인증서 제도가 폐지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봇물 쏟아내듯 각종 인증 관련 서비스를 쏟아내며 사용자 유인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일 시행된 공인인증서 민간 개방을 앞두고 일찍부터 양사는 경쟁적으로 빅테크 분야로 영역을 확장하는 등 ‘디지털 지갑’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토대를 쌓아왔다.
신분증과 신용카드, 현금 등이 담긴 지갑은 현대인의 가장 개인적인 공간이자 필수품으로, 개인의 경제·사회활동의 축소판인 셈이다. 개인정보와 인증, 모든 금융거래가 집약된 ‘디지털 지갑’은 온라인상의 개인별 계정 일원화와 금융 및 서비스 종속성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디지털 지갑’ 시장 선점으로 쇼핑과 금융,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는 점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기를 쓰고 달려드는 이유다. 다양한 서비스를 접목시켜 ‘사업모델 확대’ 또한 가능하다. 양사가 ‘디지털 지갑’ 유인의 첫 관문인 인증 시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배경이기도 하다.

◇ 개인정보·금융 등 개인활동 종합판 ‘디지털 지갑’ 향하는 네이버-카카오


디지털 지갑은 자신의 신분증과 자격증 등 각종 증명서를 오프라인 문서 대신 스마트폰에 저장해 열람하는 서비스다. 여기에 송금과 현금화가 가능한 가상화폐 등 금융서비스까지 결합돼 명실상부한 ‘디지털 지갑’으로 진화했다.

높은 보안성과 신뢰성, 보편성, 연결성이 디지털 지갑의 핵심이다. 가상의 ‘디지털 지갑’ 하나로 온오프라인 개인 인증뿐 아니라 모든 경제 활동이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디지털 지갑의 개인 인증만으로도 신원 확인과 사이트별 계정 관리, 은행 계좌 개설, 송금, 쇼핑 등 모든 분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인증 분야는 온라인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가장 발빠르게 선점해야 하는 시장이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금융시장에 진출해 송금과 현금 및 카드 사용 등 실질적 ‘디지털 지갑’의 기반을 마련한 상태다. 여기에 고객 이탈이 적고 다른 서비스에 우위에 점할 수 있는 인증 시장까지 섭렵한다면 온라인 플랫폼 기업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우선 인증 시장에선 카카오가 앞선 모습이다. 카카오는 지난 2017년부터 국민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페이 인증을 통해 시장을 잠식해 왔다. 카카오 인증은 12월 기준으로 누적 발급건수가 2000만 건을 돌파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국민연금공단 등 카카오페이를 인증하는 이용기관도 200개가 넘어선 상태다.

지난 3월 시장에 뛰어든 네이버의 경우 후발주자지만 검색 순위 1위인 포털 플랫폼을 활용해 공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 인증서는 현재 누적 발급건수가 200만 건에 달하고, 제휴 기관이 50곳이 넘는다. 이는 출시 초창기 대비 7배 성장한 수치다.

이달 중순부터는 국민연금공단의 웹·앱과 ‘청약홈’에서 네이버 인증서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내년부터는 경희사이버대학 모바일 학생증 비롯해 운전면허증, 국가공인자격증 등을 네이버 앱에 보관하고 꺼내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 한걸음 앞서가는 카카오, 바짝 추격하는 네이버


디지털 지갑 출시도 카카오가 빠르다. 하지만 카카오의 ‘디지털 지갑’ 출시부터 접속 장애 논란으로 신뢰도에 다소 상처가 났다. 네이버도 내년 초 ‘디지털 지갑’을 선보인다는 계획이어서 양사간 선점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 16일 신분증·자격증·증명서를 카카오톡에서 보관·관리할 수 있는 ‘카카오톡 지갑’을 출시했다. 카카오는 위·변조 등 방지를 위해 발급 정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등 카카오가 보유한 최고 수준의 보안 기술도 적용했다. 카카오톡 지갑은 향후 간편 결제 정보 등을 추가할 예정이다. ‘디지털 신분증’을 넘어 결제 서비스까지 도입, 카카오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의도다.

카카오는 지난 9월 행정안전부 ‘공공분야 전자서명 확대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 후보사업자로 선정된 상태다. 이에 따라 카카오 인증을 통해 내년 1월부터 각종 증명 서류를 발급할 수 있는 ‘정부 24’ 등 정부 관련 서비스와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간소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네이버는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우선 ‘네이버 인증서’ 사용처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국민 인증서로 거듭나겠다는 구상이다. 민간 인증서의 활용이 본격화될 이달을 기점으로 다양한 곳에서 사용성을 제공해 내년 말까지는 사용처와 발급 건수 기준, 모두 열 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지갑은 쇼핑과 금융 등 그간 플랫폼 기업이 사업화한 여러 분야의 종합판”이라며 “모든 서비스와 기술이 결집된 디지털 지갑 시장을 놓고 네이버와 카카오 등 각 기업들간 사활을 건 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