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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 경마 결산...온라인 베팅 美·英·日·濠 '잔칫집', 한국만 '초상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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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세계 경마 결산...온라인 베팅 美·英·日·濠 '잔칫집', 한국만 '초상집'

마사회 올해 '코리아컵' 취소...세계 대부분 경마대회, 무관중·온라인 베팅으로 성공적 개최

2020년 11월 호주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 2020 호주 멜번컵 경마 대회 중계 영상. 사진=한국마사회 이미지 확대보기
2020년 11월 호주 플레밍턴 경마장에서 열린 2020 호주 멜번컵 경마 대회 중계 영상. 사진=한국마사회
올 한해 세계 주요 경마 대회가 지난 13일 '홍콩컵'을 끝으로 대부분 마무리됐다.

올해 세계 경마 산업은 코로나19로 인해 경마장 관중 입장과 국제 교류가 제한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미국, 영국, 일본, 호주, 홍콩 등 대부분의 경마 시행국은 '온라인 마권발매(베팅)' 제도를 통해 '비대면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한국마사회가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하고 말산업계 전체가 존폐 위기를 맞을 정도로 심각한 침체를 겪으며 세계 대부분의 경마시행국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3일 홍콩 샤틴 경마장에서 열린 홍콩 대표 경마대회 '홍콩컵'은 무관중 대회로 열렸지만, 홍콩 정부의 특별 배려 덕분에 일본, 아일랜드, 프랑스 등 해외 경주마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일본 대표 경마대회인 '재팬컵'은 지난달 29일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특히 올해 재팬컵은 오프라인 입장 관중 수를 제한했지만, 온라인 베팅 덕분에 경마 팬들이 TV와 모바일로 경마를 즐겨 지난해 재팬컵에 비해 47.8% 증가한 액수이자 2000년 이후 최고액인 273억 엔(약 289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국 여왕도 참석하는 전통의 경마대회인 영국 '로얄애스콧 경마대회'는 지난 6월 16일 성황리에 치러졌고, 영국 3대 경마대회로 불리는 '2000기니', '엡섬 더비'도 각각 지난 6월과 7월에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이들 영국 경마대회 역시 무관중 경마로 진행됐지만, 온라인 베팅을 통해 지난해 대회보다 매출이 더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3대 경마대회인 '벨몬트 스테이크스', '켄터키 더비', '프리크니스 스테이크'는 각각 지난 6월, 9월, 11월에 성황리에 치러졌고, '브리더스컵'도 11월 켄터키주 킨랜드 경마장에서 개최돼 전 세계 경마팬들이 온라인으로 경주를 즐겼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 '개선문상 경마대회'는 지난 10월 관중 수를 1000명으로 제한한 가운데 파리 롱샴 경마장에서 개최됐다.

세계 3대 경마 대회로 불리는 호주 '멜번컵'은 지난달 관중 입장을 제한한 가운데 열렸지만, TV, 유튜브, 앱 등 채널로 전 세계에 중계돼 총 7억 5000만 명이 시청했다.

우리나라 대표 국제경마대회인 '코리아컵'은 매년 9월에 열리지만, 올해는 열리지 못했다.

마사회는 경마산업 보호를 위해 무관중 경마를 열기도 했지만, 경마팬의 경마장 입장이 금지되고 온라인 베팅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마팬이 국내에서 베팅할 방법이 없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는 일본 등 해외 경주를 기반으로 한 불법 베팅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었다.

'비대면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세계 대부분 경마시행국과 유독 시대 흐름을 따르지 못한 한국 경마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말산업계 관계자는 "마사회와 말산업계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세계 흐름에 따라 온라인 베팅 제도 도입을 요구해 왔으나, 농림축산식품부와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로 지금까지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며 "도입을 반대하는 농식품부와 시민단체는 명확한 반대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도입을 가로막고 있어 세계 주요 경마시행국 중 유독 우리나라만 말산업이 존폐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