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노무현대통령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다룬 '변호인'이란 영화 역시 엠비씨프로덕션에서 근무한 적 있는 감독이 제작했다. 그러한 좋은 선례 덕분인지 김흥선 감독에게도 최근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줄 수 없겠냐며 제안해 왔다고 한다.
그들이 졸업한 고등학교는 소위 점잖은 표현으로 공부보다는 운동으로 유명한 학교였다. 특히 대선주자의 최측근은 사랑의 열병을 앓으며 가출까지 감행했다. 그로 인해 그는 대선주자와는 같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겨우 졸업만 같이했을 뿐이다. 그는 대선주자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참이나 지나서 지방법원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한다.
첫째는 반가움으로 놀랐고 다음은 법원에서 서로가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아마도 대선주자가 더 놀랐을 것이라고 한다. 대선주자야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부를 잘했지만 자신은 풍족한 환경에서도 공부하고는 담을 쌓고 정반대로 살았음을 동기들은 다 알고 있었으니.
대선주자의 절친은 김흥선 감독에게 너무나 애틋한 자신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저녁 해가 뉘엿뉘엿 저물어갈 무렵 옆집 덩치 큰 사내들이 찾아와 그를 갑자기 데려갔다.
옆집은 그의 집처럼 아주 잘사는 큰 기와집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방에서 가장 큰 기생집이었다. 그는 옆집 남자들에게 이끌려가 다짜고짜 무릎 꿀림을 당하고 나자 안방에서 화장을 짙게 한 귀부인처럼 생긴 여인이 나왔고 그 옆에 자신이 짝사랑해서 러브레터를 보낸 여학생이 죄인처럼 훌쩍이며 따라 나왔다.
화가 아주 많이 난 부인은 여학생의 어머니였다. 사연인즉 여학생은 그 지역에서 유명한 요즘으로 말하면 일진을 사귀어서 임신을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안 어머니가 누구의 아이냐고 추궁하자 부잣집이며 모범생으로 알려진 그를 지목하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 후 그 여학생은 그가 자리를 비웠을 때 그의 앞길을 위해 아기와 함께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는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해 열심히 공부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법원 공무원이 되어서 지금도 그녀를 찾고 있다고 했다.
이 스토리가 어떤 식으로 대선주자와 연결될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그와는 상관없이 영화화 될 것 같다고 김흥선감독은 말한다. 감동이 있으니까, 영화는 그런 거니까.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