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에서부터 화장품, 액체세제에 이르기까지 일상의 소비재를 취급하는 대형 소비재 제조업체는 최근 수년 일용품의 고급버전을 도입해 가격을 올리는 방법으로 수익성장을 이어왔다.
소비재업계로서는 평범한 상품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해 비싸기 팔기 위한 마켓팅과 디자인이 전부였다.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와 하이네켄과 칼스버그의 맥주업체들은 모두 지난 2019년 1리터당 평균가격이 약 3% 올렸으며 이것이 수익증대의 주요한 원동력이 됐다.
주류메이커 영국 디아지오도 프리미엄상품에 주력했다. 지난 2018년에는 19종의 대중용 증류주브랜드를 매각하는 한편 배우 조지 크루니로부터 고급 데킬라 브랜드 ‘카사미고즈’를 매수했다.
주류에 한정된 얘기가 아니다. 영국 식품․일용품 대형업체 유니레버는 고급지향의 세제를 새롭게 도입했다. 유니레버는 세제 프리미엄화가 성장을 이끌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지난해에는 1병 실제로 20파운드(약 2만2000원)나 하는 의류용 액체세제 브랜드 ‘더 런더레스’를 확보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후 소득감소는 이같은 전략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계에서는 올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4.4%로 떨어진다. 세계은행은 ‘극도의 빈곤’인구가 올해 지난 20년여간 처음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니레버의 실적에는 이미 영향이 미치기 시작했다. 올해 3분기 실질적인 수익증가율에의 가격상승 기여도는 10%이상이지만 지난해의 약 33%와 비교하면 하락했다.
화려한 여행을 떠나는 선택지가 끊긴 지금 생활에 기쁨을 주는 고가의 스킨크림 등 손에 닿는 범위의 고급상품은 버틸수 있을 것이다. 소위 ‘립스틱효과’라 불리는 경제위기시의 쁘티 사치품에 대한 소비환기 효과다. 하지만 무엇보다 마스크 착용으로 립스틱 자체의 소비는 줄어들지도 모른다.
다만 그러한 일부상품을 제외하면 대형 제조업체는 슈퍼마켓이 개발한 자사 브랜드와의 경쟁이 격화하게 된다. 내년 생필품과 식품에 프리미엄화해 파는 전략을 고전을 면치못할 것으로 보인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