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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삼성전자, 노태문 체제 1년…코로나19 악재 속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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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 삼성전자, 노태문 체제 1년…코로나19 악재 속 '선방'

상반기 갤S20 부진했으나 하반기 마케팅 전략 세분화로 만회
내년 글로벌 시장 변화 이어질 듯…기술 혁신 통한 대응 관건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이미지 확대보기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진=삼성전자 뉴스룸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코로나19 악재 속에서 폴더블폰 기술 혁신과 과감한 전략으로 최선의 성과를 거뒀다. 내년에도 기술 혁신 행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급변하는 스마트폰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올해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 체제에서 1년을 맞았다. 그동안 IM부문 대표이사와 무선사업부장을 겸직하던 고동진 사장은 올해부터 IM부문 대표이사만 맡으며 경영에 집중하고 있다.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역대 최연소 부사장 출신으로 갤럭시S 시리즈의 과감한 기술 혁신에 크게 기여한 인물이다. 올해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11년차에 접어든 해인 만큼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한다는 임무가 노 사장에게 주어졌다.

노 사장은 올해 초 삼성전자 뉴스룸에 올린 기고문에서 "앞으로는 혁신을 위한 혁신이 아닌,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이 경험은 프라이버시가 보장되는 안전한 사용자 경험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기기와 사람, 비즈니스와 커뮤니티를 넘나드는 더욱 지능적인 연결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8월 갤럭시 노트20 온라인 언팩 당시 노태문 사장 모습.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8월 갤럭시 노트20 온라인 언팩 당시 노태문 사장 모습. 사진=삼성전자

◇상반기 코로나19로 대규모 악재…비대면 트렌드 반영해 시장 대응

이 같은 노 사장의 철학이 반영된 첫 모델이 갤럭시S20이었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삼성전자에서도 의미가 큰 제품이었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악재가 커지면서 전작 대비 70% 수준의 판매고를 올리는데 그쳤다.

갤럭시S20은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하고 8K 동영상 촬영을 지원하는 등 혁신 기능을 대거 탑재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위축됐고 갤럭시S20도 전작 대비 높아진 가격과 일부 결함 논란이 제기되면서 흥행 부진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같은 부진의 여파로 2분기 화웨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3분기 갤럭시노트20을 내놓으며 사상 처음으로 한 달 새 세 번의 언팩 행사를 진행하는 강수를 뒀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과 갤럭시Z폴드2, 갤럭시S20 FE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며 신제품 출시 효과를 장기간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했다.

갤럭시노트20은 갤럭시S20의 혁신 기능을 유지하면서 S펜을 활용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업무와 온라인 수업에 최적화된 기능을 탑재했다. 갤럭시Z폴드2는 전작 대비 디스플레이를 확대하고 무게와 두께 등을 개선했다. 또 힌지와 강화유리 등을 개선하면서 사용자 편의성도 더 확대했다.

갤럭시S20 FE는 갤럭시S20 중 사용자가 원하는 핵심 기능만 탑재하고 가격을 낮춘 준 플래그쉽 모델이다. 출고가 89만9800원인 이 모델은 미국 내에서 큰 흥행을 이끌며 중가 모델의 수요를 확인했다.

이 밖에 중저가 모델인 갤럭시 A, 갤럭시 M 시리즈도 신흥 시장에 연이어 출시하며 점유율 경쟁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대 규모 신흥시장인 인도에서는 그동안 샤오미에 점유율 1위를 내줬으나 올해 3분기 이후 다시 1위를 탈환했다.

갤럭시S21 렌더링 이미지. 사진=렛츠고디지털이미지 확대보기
갤럭시S21 렌더링 이미지. 사진=렛츠고디지털

◇내년 시장 변화 가속화…기술 혁신·브랜드 재편 통해 대응


내년에 삼성전자는 1월부터 갤럭시S21로 포문을 연다. 그동안 상반기 플래그쉽 모델인 2월 공개 후 3월 초에 출시해왔으나 아이폰12가 올해 4분기부터 돌풍을 일으키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해 출시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갤럭시Z플립3와 갤럭시A 시리즈 등을 상반기에 공개할 예정이다. 올해 언팩 행사를 분산 개최한 것과 같은 전략을 택해 신제품 출시 효과를 장기간 이어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밖에 내년에는 플래그쉽 모델 브랜드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노 사장은 15일 삼성전자 뉴스룸에 낸 기고문에서 "갤럭시 노트의 경험을 더 많은 제품군으로 확대하여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갤럭시 노트의 핵심 기능인 S펜이 갤럭시S21과 갤럭시Z폴드3에도 적용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갤럭시 노트 시리즈를 단종하고 갤럭시Z 시리즈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롤러블폰 경쟁이 거세지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와 관련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도 주목되고 있다. 이미 오포는 올해 롤러블폰 시제품을 공개했고 LG전자는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 역시 내년 중 롤러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미국 대선 여파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급변하면서 이에 따른 대응 역시 중요하다. 삼성전자를 턱 밑까지 추격했던 화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 제재로 스마트폰 경쟁력을 상실했으나 기술 경쟁은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5G폰을 내놓으며 여전히 저력을 입증한 가운데 내년에는 5G폰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에서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샤오미가 생산량을 늘리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샤오미는 가성비에 집중한 플래그쉽 모델을 내놓는 만큼 화웨이와는 다른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대통령 체제 이후 중국 경제 제재 변화도 지켜봐야 한다. 화웨이에 대한 경제 제재가 완화될 경우 스마트폰 성장 발판을 다시 마련할 가능성도 있다. 또 삼성전자의 미국 내 사업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19 이후 기술 트렌드 변화가 이전보다 더 빨라진 것 역시 주목해야 한다. 비대면 근무와 1인 미디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이에 맞게 스마트폰도 진화했지만 환경변화와 함께 소비자의 요구도 변화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응이 중요하다.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 대표이사는 올해 7월 프로젝트 프리즘 1주년 현장점검에서 "과거에는 공급업체가 제품을 개발하고 소비자에게 구입을 일방적으로 푸시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중심으로 마케팅하는 방향으로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트렌드 변화는 스마트폰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와 생활 전반이 변한 것에 비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선방했다"며 "내년에도 시장의 급격한 재편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가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지 더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