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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호찌민 주택값 상승세 지속, 임대료는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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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호찌민 주택값 상승세 지속, 임대료는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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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호찌민 시의 부동산 시장은 1차 주택 가격이 대폭 상승한 가운데 주거용, 상업용 부동산 임대료는 하락했다.

연초 코로나19의 발발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2020년 주택 가격이 멈춰 있거나 하락할 것으로 기대한 구매자들이 적지 않았다. 집값이 2019년 대비 감소하거나 적어도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는 근거가 많았다.
집값은 지난 3년 내내 상승세를 유지해 왔고, 사람들의 지불 능력을 넘어섰다. 주거용 및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료는 코로나19의 여파로 50% 하락됐고 구매자 수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2020년 말 투 둑(Thu Duc)시 설립과 관련된 정보가 퍼지면서 호찌민 동부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 개발 호재로 가격 상승


30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매체 징,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호찌민 시 동쪽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놀라울 정도로 상승한 증거로는 700억~1000억 동에 그쳤던 빈 토(Binh Tho, Thu Duc부근)에 위치한 1000㎡ 규모의 빌라가 2020년 말에 가격이 두배이상 증가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호찌민 시 부동산 중개사는 “집주인이 쭝 토(Truong Tho)와 달리 빈 토가 투 툭의 '중심부'로 간주되지는 않았지만 투 툭과 접근성이 좋고 지반도 높았다. 최근 쭝 토에 위치한 주택, 토지에 대한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면서 소유자의 대부분이 즉시 판매를 하지 않고 시장 가격추세를 좀더 알아본 다음에 가격을 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부동산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와 달리 1차 시장의 가격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공급의 하락으로 새로운 프로젝트의 판매가는 2년 전에 출시된 프로젝트보다 30~50%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군 지역에는 ㎡당 6500만~6800만 동의 가격, 투 툭 군에는 6500만~7000만 동의 가격에 판매되는 주택이 생겼다. 20억 동 미만의 신규 아파트 프로젝트가 갈수록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기업 JLL베트남의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호찌민 시의 주택 가격은 신규 프로젝트의 높은 가격과 대규모 프로젝트에 투자한 투자자의 높은 기대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7%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올해 말까지 구매력을 자극하기 위해서 가격 인하 대신 지불 기간 연장, 인도 전의 무이자 할부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한 것도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최근 개최된 세미나에서 베트남 부동산 협회 응웬 만 하(Nguyen Manh Ha) 부회장은 아파트 가격이 짧은 시간 만에 일반 아파트 프로젝트가 중급 아파트 프로젝트 급으로, 중급 아파트가 고급 아파트 급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프로젝트 품질의 증가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투자자가 가격을 인상시켰기 때문이다.

그는 “이같은 현상은 부동산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버블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 이러한 시장은 지속 불가능한 개발에 처할 위험이 높고 재정적, 경제적 불확실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인상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인 REIC의 당 꽝 롱(Dang Quang Long) 최고 경영자(CEO)에 따르면 1차 주택시장의 지속적인 가격 상승의 이유는 신규 공급의 부족으로 경쟁력이 낮아지면서 투자자가 가격을 높게 설정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5년 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호찌민 시의 부동산 공급이 감소세를 보였음을 알 수 있다. 2016년에 4만7000개에 달한 총 아파트 공급량이 2017년 들어 3만7000개로 하락했고 2018년과 2019년에 2만6000개와 2만8000개로 떨어졌다. 2020년 감소세에 이어 코로나19까지 겹쳐서 신규 공급량이 거의 2만개 이상으로 크게 줄었다.

저가격층 부문의 경우 프로젝트 수도 감소세를 보였다. 2017년에 15개의 저가격층 아파트 프로젝트가 출시됐지만 2018~2020년 동안 연 4~8개밖에 없었다.

REIC는 “주목할 만한 것은 2019년과 2020년 2년 동안 빈그룹의 빈홈즈 그랜드 파크(Vinhomes Grand Park) 프로젝트가 연 1만개 이상의 신규 아파트를 제공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반면 다른 투자자는 법적 절차 문제로 시장에 신규 프로젝트를 선보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2위 기업인 노바랜드(Novaland0와 훙 팅 콥(Hung Thinh Corp)의 경우 2015~2017년 기간동안 연 5000~7000개의 신규 상품을 제공했었지만 2020년 들어 거의 공급이 없었다. Keppel Land를 제외하고 CapitaLand, Mapletree, Frasers Property 등과 같은 주요 외국인 투자자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출시하지 못한 상태다.

핑크북 발급이나 프로젝트, 토지인가 등 법적 절차 처리의 지연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건설 및 판매를 하지 못해 지방으로 투자를 변경하는 추세가 생겼다.

호찌민 시의 주요 투자자들은 동 나이(Dong Nai), 빈 즈엉(Binh Duong), 바리아 붕타우(Ba Ria-Vung Tau) 등 법적 절차를 빠르게 처리해주는 지방을 방문해 주요 투자처를 변경하기도 했다. 게다가 동나이(Dong Nai)에 롱타잉 공항이 곧 착공에 들어가고 빈 즈엉에는 도시로 승격을 인정받는 지방이 2개나 있는 등 각 지방별로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혜택이 커진 것도 투자자들이 몰린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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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성 투자매물 대거 나와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 부동산 산업의 경우, 임대 부문이 코로나19의 여파로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푸 빈(Phu Vinh) 그룹 판 콩 카잉(Phan Cong Chanh) 대표는 "코로나19가 임대 부동산 가치의 결정적인 요소인 시장 수요에 큰 영향을 미쳐 투자자를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임대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일직선이었다. 투자자의 높은 기대가 이에 반영된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발발하자 임차인과 임대인 모두 큰 타격을 입어 임대 부동산의 투자 효율성과 매력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에서 자산 2~3개 이상을 보유한 투자자들의 70~80%는 어느정도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투자한다. 따라서 투자 효율성이 떨어지면 투자자의 재정능력도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카잉 대표는 “9개월 동안 비어 있는 공간이 있다. 투자자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으면 다른 수입으로 보상하거나 밑지게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의 부실자산에 대한 부채 청산이 활발해지면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법인 투자자들도 재정적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 이전에는 청산 자산이 주로 공장이나 토지였지만 최근 호텔, 사무실, 고층 빌딩, 프로젝트 등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급증한 맥락에서 REIC의 당 꽝 롱 CEO는 가격 추격 매입이 잠재적 파산 위험과 낮은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투자자가 FOMO(fear of missing out-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로 군중심리에 휩쓸려 재정능력을 초월하는 상품을 구매하게 된 경우도 종종 있다. 단기간에 매각할 수 없는 경우, 밑지고 팔 수 밖에 없다.

그는 “판매할 상품이 없는 투자자들은 안정적인 운영을 유지해야 하는데 현금 흐름을 발생시킬 수 없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무제표를 살펴보면 일부 주요 기업도 마이너스의 현금 흐름을 기록하고 은행대출이 높으며 나머지의 현금 보유액도 향후 6개월 정도만 기업 운영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한편, 어려움 속에서 시장을 뒤집을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 올해 신규 프로젝트를 출시시킨 투자자들은 기회를 활용하여 짧은 시간, 높은 가격에 부동산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예상보다 높은 이윤과 수익을 창출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