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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영국-EU 관계의 새 시대 열다...브렉시트 이후 무역 거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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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영국-EU 관계의 새 시대 열다...브렉시트 이후 무역 거래 시작

영국이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설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 기간을 끝내고 EU와 공식 결별했다. 사진 = 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이 지난 12월 3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설정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전환 기간을 끝내고 EU와 공식 결별했다. 사진 = 로이터
영국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11시 영국이 27개국 집합체인 EU를 완전히 떠나게 됐다고 CNBC가 보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놀라운 순간"이라면서 "EU 규정의 틀에서 벗어나 글로벌 영국을 만들겠다. 앞으로 영국은 개방적이고, 관대하며, 나라 밖을 내다보고, 국제주의적이며 자유 무역주의적인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73년 EU의 전신 유럽경제공동체(EEC) 가입 후 47년만, 그리고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4년 반 만의 일이다.

2016년 6월 당시 국민투표에선 51.9%가 찬성표를 던졌다. 영국 내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뺏는다는 불만, EU에 내는 분담금이 과도하다는 등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보수당을 중심으로 "통제권을 되찾자"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CNBC는 설명했다.

브렉시트 과정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다음날 잔류파였던 데이비드 카메런 전 총리는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테레사 메이 총리는 EU와의 협상은 타결했지만, 영국 의회의 반대에 번번히 부딪히며 결국 지난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강경파 보리스 존슨 총리가 등장해 지난해 5월 취임 후 수차례 협상 끝에 지난해 10월 EU 탈퇴협정을 체결했다. 이를통해 지난 1월31일 EU를 탈퇴한 영국은 지난해 연말까지 유예기간을 갖고, EU와 무역 문제를 협상하기로 했었다.

양측은 열달 가까이 영해권 접근 문제를 아우르는 조업권, 산업에 대한 국가원조 등의 문제를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그동안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하면서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영국과 EU도 이달 중순 각각 노딜 대비 비상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난 24일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하며 최악은 피할 수 있게 됐다.
양측은 무관세, 무쿼터를 기본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합의했다. 다만 앞으로 생겨날 별도의 검역이나 통관절차 등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지 못했다. 또한 무역협상에는 금융이나 데이터 관련 부분에서는 구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과제를 남기기도 했다. 올해초 당분간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과 EU 간 자유로운 이동도 더이상 보장되지 않는다. 영국인이 EU에서 90일 넘게 체류하려면 별도의 비자를 받아야 한다. EU 시민 역시 경우에 따라 180일 이상 영국에서 체류할 경우 별도 비자가 필요하다.

또 EU 회원국을 여행하는 영국인들은 더이상 무료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휴대전화 무료 로밍 혜택도 사라진다. EU 고등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의 판결은 더이상 영국에서 효력을 갖지 않는다. 영국과 EU 간 분쟁이 생길 경우 독립된 재판소로 회부될 예정이다.

마지막까지 미래 관계 협상의 쟁점이었던 어업권의 경우 기존처럼 영국 수역에서 EU 어획량 쿼터가 인정된다. 다만 내년부터 5년 반에 걸쳐 영국 수역에서 EU 회원국 어선이 잡을 수 있는 어획량 쿼터를 25% 줄이기로 합의했다.

브렉시트 결정 후 4년 넘게 방황하는 상황이 지속된 데 따른 영국인들의 피로감도 부담이다. BBC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다시 한번 더 투표할 기회가 있다면 브렉시트를 선택하겠다는 이들은 47%, EU에 남겠다고 답한 이들은 53%로 나타났다.

영국 내 일각에선 앞으로 EU 회원국과의 무역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식량이나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영국과 스페인 정부는 브렉시트 전환기간 종료를 앞두고 이베리아 반도 남단에 붙어 있는 영국 자치령 지브롤터에 대해선 전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잠정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스페인과 지브롤터 사이에선 매일 1만여명의 현지 주민들이 출퇴근 등을 위해 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