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동부건설 ‘한진重 날개’ 달고 ‘센트레빌 비상’ 탄력받나

공유
1

[기업분석] 동부건설 ‘한진重 날개’ 달고 ‘센트레빌 비상’ 탄력받나

2016년 법정관리 탈출 후 실적성장세 ‘뚜렷’, 시평순위도 수직상승
한진중공업 인수 ‘우선협’ 선정…항만‧항공 분야 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동부건설 사옥) 전경. 사진=동부건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강남구 역삼동 '코레이트타워'(동부건설 사옥) 전경. 사진=동부건설
동부건설이 지난해 연말 매물로 나온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되자 업계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건설업황 침체와 신규아파트 미분양 등 직격탄을 맞고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간 동부건설은 2년 만에 기업회생에서 졸업한 이후 5년 동안 절치부심하며 실적 개선에 힘쏟아 왔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마침내 ‘한진중공업 사냥’에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동부건설은 2021년을 ‘건설 명가(名家) 재건’ 원년으로 삼고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계는 동부건설이 공공과 민간 부문 주택사업에서 잇단 수주 활약과 최근 기업인수합병(M&A) 행보까지 보이자 ‘잃어버린 10대 건설사 위상’을 되찾는 계기로 이어질 지에 주목하고 있다.

■ 기업 개요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진=동부건설
허상희 동부건설 대표이사. 사진=동부건설
◇ 법정관리 졸업 후 부활 ‘날갯짓’…매출‧영업익 성장세 ‘뚜렷’, 시평순위 ‘수직상승

동부건설은 지난 1969년 설립한 미륭건설이 전신으로 지난 1989년 3월 동부건설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중동 건설 붐을 바탕으로 실적을 쌓으며 197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시공능력평가 10위권 안팎을 기록했다.

주택 분야에서는 ‘센트레빌’이라는 유명 브랜드를 앞세워 서울 강남 대치동, 용산 동부이촌동에 지역 랜드마크 아파트를 잇따라 입성시키며 시장과 수요자들에게 주택 인지도를 굳혔다.
승승장구하던 동부건설은 2010년대에 들어 사세가 기울었다. 2014년 12월 만기 도래한 790억 원의 금융권 대출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이듬해 2015년 1월 기업회생에 들어가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이 기간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01년 9위에서 2013년 22위, 2015년 27위, 2017년 36위로 급격히 떨어졌다.

그러나, 기업회생 약 1년 10개월만인 2016년 10월 동부건설은 사모펀드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와 한국토지신탁이 출자해 만든 사모펀드사 키스톤에코프라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하면서 기업회생에서 벗어났다.

법정관리 졸업 이후 동부건설은 원가율 절감과 기존에 강점이 있었던 공공공사 수주에 주력하며 정상화 기반을 다졌다.

그 결과, 2018~2019년 조달청이 발주한 공공공사 수주 순위 2위에 오르며 이 분야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도 ‘호남고속철도 2단계 제2공구 공사(1229억 원)’와 ‘새만금 신항 북측방파호안 및 관리부두 축조공사(520억 원)’를 수주하는 등 공공공사 부문에서 총 7262억 원의 수주고를 기록하며 업계 4위에 올랐다.

주택사업 부문에서는 안정되고 높은 수익을 내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했다. 동부건설은 2017~2018년 수주 실적으로 ▲부산 감만1구역 재개발(4400억 원) ▲인천 주안7구역 재건축(2200억 원) ▲경기도 의왕오전다구역 재개발(2600억 원) 등 대규모 정비사업들을 챙겼다.

특히, 동부건설은 지난해 12월 시공능력평가 3위 건설사를 제치고 전북 전주시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1100억 원) 시공권을 확보하며 주택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종광대2구역 재개발사업 수주를 위해 많은 공을 들였던 동부건설의 관계자는 “사업 과정에서 필요한 금융비의 안정된 조달을 위해 우리은행과 금융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서울 재건축단지 못지않은 차별화된 설계와 파격적인 사업조건을 내걸었던 점이 수주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과거 서울 강남을 대표했던 ‘센트레빌’ 브랜드를 앞세워 최근 강남권 도시정비사업 재입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서초 중앙하이츠 1·2구역 재건축과 반포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시작으로 2019년 방배동 신성빌라 재건축에 이어 지난해 강동구 고덕대우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며 강남권에 다시 깃발을 꽂으며 ‘센트레빌 명성’을 재현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법정관리를 졸업한 2016년 매출 5855억 원, 영업이익 161억 원을 거둔 이후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2017년 매출 7015억 원, 영업이익 256억 원에서 2018년 매출 8982억 원, 영업이익 318억 원으로 늘렸다. 2019년에는 증가 폭이 더욱 커져 매출 1조 1154억 원, 영업이익 555억 원을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8년과 비교해 매출 24.1%, 영업이익 74.5%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시장이 제시한 지난해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 1조 2226억 원, 영업이익 612억 원이다.

이같은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동부건설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2020년 시공능력평가에서 동부건설은 21위에 올랐다. 2019년 36위에서 15단계나 뛰어올랐고, 이는 지난해 도급순위 50위권 건설사 중 가장 큰 폭의 순위 변동이다.

신용등급도 동반상승했다. 지난해 초 한국기업평가로부터 투자적격등급인 신용등급 ‘BBB(안정적)’ 평가를 새롭게 받았다. 동부건설이 투자적격등급을 받은 것은 2014년 6월 이후 5년 8개월 만으로 탄탄한 재무상태와 안정된 사업운영을 인정받은 셈이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지난 2016년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이후 주택사업과 공공사업, 사업다각화 등에 집중해 왔다”면서 “향후에도 내실 경영에 주력해 지난 4년간 성장 속도를 꾸준히 이어가면서도 조직을 안정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重 인수 가시화…‘영도조선소 부지개발’ 우려 지역사회 반발은 해결과제

동부건설은 지난 달 한진중공업 인수전에 뛰어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사실상 모회사인 한국토지신탁을 비롯해 NH프라이빗에쿼티(PE)-오퍼스PE와 컨소시엄 원팀을 이뤄 입찰에 참여해 거둔 결실이었다.

한진중공업 인수전 참여 이유로 동부건설은 두 회사 간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경남 지역 중심으로 주택 인지도가 높은 한진중공업의 아파트 브랜드 ‘해모로’와 자사 브랜드 ‘센트레빌’이 상승효과를 발휘할 경우 ‘주택 명가(名家)’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인수를 둘러싼 부산 지역사회와 노동계의 반발은 동부건설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부산시는 한진중공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공시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인수자가 영도조선소 부지의 부동산 가치만을 우선시한 개발 사익을 추구할 경우 용도변경 불허 등 모든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부건설이 내심 노리는 두 회사의 ‘주택 브랜드 시너지’가 자칫 영도조선소 부지의 택지개발이나 매각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지역민심을 전달한 것이다.

동부건설은 부랴부랴 공식해명을 내고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영도조선소 부지는 부산에서도, 조선업계에서도 상징적인 곳인 만큼 개발이 아닌 조선업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지역민심을 달랬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동부건설은 해운‧항만 부문에, 한진중공업은 공공 공항공사 부문에 특화돼 있어 인수합병 이후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투자지표

이미지 확대보기


◇ 안정성 ‘우수’, 수익성·성장성 ‘양호’


동부건설의 지난해 3분기(연결기준) 실적 기준으로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기업 안정성의 기준인 유동비율은 ‘높음’ 수준이다.

에프엔(FN)가이드에 따르면, 기업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동부건설의 유동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212.9%이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인 유동비율은 통상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도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169.5%에서 ▲2017년 107.7% ▲2018년 97.2% ▲2019년 112.1% ▲2020년(3분기) 98.4%로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아래이면 재무 안정성이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성장성 지표는 꾸준히 개선되고 있는 모습이다. 동부건설의 총 자산은 2017년 6316억 원에서 2020년(추정) 1조72억 원으로 몸집을 거의 2배 가깝게 불렸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전 영업이익(EBITDA) 증가율은 2017년 47.6%에서 2018년 21.3%, 2019년 89.7%, 지난해(3분기 기준) 9.5%로 반등했다.

수익성 지표도 ‘양호’한 수준이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2016년 11.2% 2017년 9.0%, 2018년 8.2%, 2019년 9.3%, 2020년 9.3%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2016년 2.8%에서 2017년 3.6%, 2018년 3.5%, 2019년 4.8%, 2020년 4.1%로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에서 동부건설은 2016년 2.1 한 자릿수에서 2017년 14.3으로 두 자릿 수로 뛰어오른 뒤 2019년 59.7, 2020년 32.1로 2년 연속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로, 기업이 한 해에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이자비용에 비해 얼마나 많은 지를 나타낸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동부건설이 한진중공업 인수 우협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향후 공공공사 영역 확대, 주택 브랜드 추가, 개발사업지 확보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면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