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에 따르면 런던 중앙형사법원 판사는 이날 어산지의 미국 송환 여부와 관련해 어산지는 미국으로 송환되면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같은 판결을 내렸다. 미국 정부는 이날 판결에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호주 출신의 어산지는 미군의 브래들리 매닝 일병이 2010년 빼낸 70만건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했다. 이 폭로는 전 세계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어산지는 미국의 1급 수배 대상이 됐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왕실 인사 등 주요국 지도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비판과 평가 등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어산지는 또 지난 2010년 미군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아파치 헬기로 로이터 통신 기자 2명을 포함한 십수 명의 민간인을 살해한 2007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후 어산지는 영국 주재 에콰도르대사관에서 7년간 도피 생활을 하다가 2019년 4월 영국 경찰에 체포된 뒤 보석조건 위반 혐의로 징역 50주를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런던에서 진행된 재판은 방첩법 위반 혐의 등 미국 정부가 기소한 어산지의 혐의가 아니라 미국 정부의 어산지 송환 요청이 적절한 것인지에 관한 것이다.
이날 법원이 어산지 송환을 불허했지만 고등법원과 대법원을 거쳐 확정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