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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이통사 '탈통신' 비전…흩어지고 합치고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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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이통사 '탈통신' 비전…흩어지고 합치고 바꾼다

SKT, 중간지주사 전환 속도…AI 빅테크·마케팅 기업 위한 초석
KT, 계열사 합병 경쟁력 확보…'디지코'로 고성장 신사업 도전
LGU+, IPTV 콘텐츠 역량 가속화…DX 통한 기업 고객 확보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구현모 KT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구현모 KT 대표이사,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사진=각 사
올해 이통3사의 '탈통신' 행보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3사 각 대표이사들은 2021년 신년사를 통해 통신기업에서 벗어나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의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는 "AI가 회사의 모든 업무와 대고객 서비스의 혁신의 기반이 돼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많은 서비스에 AI를 적용하고 있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상황에 따른 고객의 니즈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AI 기반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팬데믹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께 우리의 ICT 역량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보자"며 "사회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돼야 한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이를 위해 지난달 삼성전자, 카카오와 함께 코로나19 팬데믹 극복을 위한 AI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섰다. 또 조직개편을 통해 MNO사업부를 9개 마케팅 컴퍼니로 재편하고 AI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조직을 강화했다. 모바일 통신 사업 중심에서 AI빅테크와 마케팅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한 셈이다.

또 티맵모빌리티를 설립하고 SK브로드밴드와 원스토어 등 기존 계열사의 상장을 추진하며 중간지주사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이 올해 모바일 조직도 분사해 상장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다만 이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많다.

김홍식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T 모바일 물적 분할 후 상장 가능성은 당분간 낮다. 공정거래법상 당장 SK하이닉스의 지분 30%를 취하지 않아도 되고 상장시 규제 강도가 심해질 수 있다. 지금 기업가치로 볼 때 최적의 시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장 모바일 조직을 분사하며 중간지주사 전환을 가속화 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신에 힘을 줄이고 중간지주사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인 '디지코(Digico)'로 전환해 고성장 신사업에 도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완벽히 차별화된 AI, 빅데이터, 클라우드의 강점을 경쟁력으로 미디어·콘텐츠, 로봇,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에 도전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게 KT 측 설명이다.

구 대표는 "고객의 삶의 변화와 다른 산업의 혁신을 리딩해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KT의 숙명"이라며 "KT는 통신사업자라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당당하고 단단하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지난해 11월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한다고 밝혔다. 당시 각 사 이사회를 통해 합병을 결정했으나 올해 5월 주주총회를 거쳐 승인받고 7월에 합병이 마무리 될 계획이다.

T커머스 선도사업자 KTH와 모바일 쿠폰에 강점을 가진 KT엠하우스의 커머스 사업역량이 결합돼 급격하게 변화하는 시장 경쟁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또 KT의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역량을 통해 새로운 유통 경쟁력을 확보해 기업가치 제고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두 회사의 합병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커지는 디지털 커머스 시장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GS리테일 역시 GS홈쇼핑을 흡수합병하며 디지털 커머스계 공룡으로 거듭났다.

이 밖에 최근 B2B 브랜드 ‘KT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이며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기반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돕는 솔루션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컨슈머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기업 고객의 수요에 대응하는 B2B 사업 역량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통신사업에서는 질적 성장 체계를 탄탄히 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가야 한다”며 “컨슈머사업에서는 경쟁력 있는 콘텐츠와 고객의 데이터를 통해 광고·구독형서비스 등 연관사업으로 확장하고 기업사업에서는 스마트팩토리·자율주행 등의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솔루션을 확보해 사업화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면서 방송·콘텐츠의 역량을 강화했다. U+tv에는 아이돌팬과 야구, 골프팬을 위한 자체 콘텐츠의 비중이 늘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IPTV 매출도 급속도로 성장했다. 4분기 실적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지난해 IPTV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그룹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강조한 만큼 이를 사업화 하기 위한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최고경영진 회의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강조했다. LG 측은 "데이터와 DX를 활용해 사업 역량을 높이고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강화하는 등 DX 추진을 계속 가속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산업·의료 현장에 양자내성암호를 적용하고 지능형CCTV를 설치하는 등 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또 디지털 전환을 통해 일하는 방식도 개선하고 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