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OK·웰컴 등 대형저축은행들이 호황을 누린 반면 나머지 중소저축은행들은 불황으로 치닫았다.
작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79개 저축은행들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1조 139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작년이 처음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순수익은 업계 빅 3인 SBI·OK·웰컴저축은행 등이 이끈 성적표다. 세 저축은행의 순수익을 제하면 76개 저축은행의 순수익은 1년 전보다 2.1% 감소한다.
SBI·OK·웰컴저축은행의 같은 기간 순수익은 29.4% 증가한 4042억 원을 기록했다. 업계 전체 순수익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셈이다.
업계 양극화 현상은 지난해부터 가속화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자 자본력이 약하고 디지털 금융시스템 등을 갖추지 못한 중소저축은행들의 순이익은 하락세를 탔다.
반면 대형저축은행들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발 빠르게 디지털 시스템을 갖추고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들을 끌어들였다.
금융당국은 지금까지 저축은행이 다른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게 했고, 동일 대주주가 3개 이상의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없도록 규제했다. 영업 구역이 다른 저축은행 간 합병도 금지했다.
업계에선 자율적 M&A가 가능해질 경우 중소형저축은행들 간의 M&A가 가능해지면서 업계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 사태 이후 규제로 묶인 업계가 발전을 못하고 있고,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중소저축은행들은 위기를 맞았다"며 "당국의 지도·감시하에 규제가 완화된다면 시장 재편이 가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