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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기후변화 전도사' 빌 게이츠의 이율배반적 투자행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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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기후변화 전도사' 빌 게이츠의 이율배반적 투자행보 논란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 소속 전세항공기와 시그니처가 운영하는 정비창. 사진=시그니처이미지 확대보기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 소속 전세항공기와 시그니처가 운영하는 정비창. 사진=시그니처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세계 최대 운항지원사업자(FBO)인 영국의 항공서비스업체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을 인수하는 경쟁에 개입한 것 때문에 역풍을 맞고 있다.

FBO는 항공사가 아닌 기업체 또는 개인 소유 전세기의 운항을 총괄하는 업체다.
9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그룹은 게이츠 전 회장이 소유한 투자회사 캐스케이드 인베스트먼트와 손을 잡고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 인수전에 전날 뛰어들었다. 블랙스톤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43억달러(약 4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게이츠 전 MS 회장의 투자회사가 블랙스톤을 지원하고 나서면서 앞서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사모펀드 칼라일과 블랙스톤의 정면대결이 벌어지게 됐으나 블랙스톤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보는게 관련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블랙스톤에 지원사격을 하고 있는 캐스케이드가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의 지분 19%를 보유한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게이츠 전 회장이 세계 1위 항공서비스업체 인수경쟁에 발을 담근 것은 기후변화 문제에 인류가 적극 대응할 것을 호소하며 ‘기후변화 전도사’로 활동해온 그의 최근 행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다룬 신간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의 출간을 한달 앞둔 시점에서 세계 최대 FBO 인수전에 가담한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는 비난이 함께 나오고 있다.

데일리메일은 미국의 항공기부품업체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의 자료를 인용해 “시그니처 에이비에이션이 게이츠 전 회장에게 문제가 되는 이유는 연간 160만편의 전세기를 취급하는 세계 1위 FBO로 전세기 한편의 탄소배출량은 일반 항공기의 배출량보다 40배나 많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