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대한민국 '공공의 힘'] 공기업 심장을 가다 (3)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공유
1

[대한민국 '공공의 힘'] 공기업 심장을 가다 (3)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2019년 준공 천연가스 전국공급 실현...'탄소제로 제주' 선도하는 '청정에너지 메카'
오염물질 배출 없는 친환경설비, 공기·비용 절감, 암반지대 배관망 매설 '이정표'

한국가스공사는 전국 5개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기지(터미널)와 거점 공급관리소 412개·총연장 4931㎞ 가스배관망을 운영하는 국내 가스산업의 중추기관이다. 단일기업으로 세계 최대 LNG 저장능력을 갖춘 천연가스 분야 글로벌 에너지기업이기도 하다.

가스공사는 세계 각지에서 LNG수송선으로 도입되는 LNG를 저장탱크에 보관했다가 기화처리를 거쳐 전국 배관망으로 송출하는 LNG생산기지를 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 등 전국 5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국제가스연맹(IGU)의 '2020 세계 LNG 보고서(2020 World LNG Report)'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세계 최대 저장용량 4170만t을 자랑하는 인천LNG생산기지와 세계 2위 규모인 4060만t의 평택LNG생산기지, 세계 4위급 2660만t의 통영LNG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1,2,4위의 글로벌톱 LNG터미널 3개를 가스공사가 품고 있는 것이다.

삼척LNG생산기지는 세계 최대 규모인 27만㎘급 저장탱크 3기를 포함해 총 1160만t 저장용량을 갖춘 가스공사의 4번째 터미널이다.

◇ 제주LNG기지 준공으로 '전국 천연가스 공급시대' 개막

제주도 애월항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제주도 애월항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는 4만 5000㎘급 저장탱크 2기 등 총 9만㎘ 규모로, 가스공사 LNG생산기지 중 가장 작은 규모이다. 그러나 가장 최근에 준공된 최신설비의 LNG생산기지인 동시에 그동안 천연가스 공급 사각지대였던 제주도의 일반가정과 발전소에 천연가스 공급을 시작함으로써 명실상부 '전국 천연가스 공급시대'를 열어준 LNG생산기지라는 점에서 특별히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제주특별자치도의 엄격한 인허가 절차를 거치고 제주도의 지질 특성인 현무암 암반지대에 배관망을 건설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딛고 시설을 완공, 탄소배출 없는 '카본프리(탄소제로) 아일랜드'를 추구하는 제주도를 '청정에너지 메카'로 만들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제주LNG생산기자는 가스공사에 더욱 각별한 의미를 제공한다.

이밖에 오는 7월 착공하는 당진LNG생산기지도 완공되면 가스공사의 다섯번째 규모의 LNG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지난 2019년 10월 준공된 제주LNG생산기지는 제주시에서 서쪽으로 약 15㎞ 떨어진 애월항 인근에 쌍둥이 저장탱크를 갖춘 터미널의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하역시설·저장시설·기화송출설비 등을 갖춘 제주LNG생산기지의 하역 부분은 LNG수송선을 통해 액화상태로 도입된 LNG를 기화해 발전소와 각 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하기 위해 6500t급 LNG수송선이 정박할 수 있는 시설이다.

◇ 친환경 '공기 열교환매체' 도입...'카본프리 아일랜드' 제주를 '친환경에너지 메카'로


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LNG저장탱크 모습. 사진=한국가스공사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 LNG저장탱크 모습. 사진=한국가스공사

제주LNG생산기지가 가스공사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제주도의 특성과 관련된 건설공사의 몇 가지 특징 때문이다.

먼저, 제주LNG생산기지는 국내 최초로 대기(공기)를 열교환매체로 활용해 오염물질 배출이 없는 친환경 설비를 도입했다.

액화 상태의 LNG를 기화해 가스배관에 주입하기 위해서는 열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바닷물이나 대기 등을 이용하거나 천연가스를 연소시켜 열을 얻는다. 제주LNG생산기지는 환경을 고려해 열원(熱源)을 대기로 선택한 것이다.

또한, LNG생산기지를 운영하기 위해선 상수도 공급도 필수이다. 제주LNG생산기지 인근 애월읍은 수자원이 부족해 제주도 상수도사업본부와 함께 가스배관 매설공사와 상수도 매설공사를 병행 시공함으로써 공사기간과 공사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이밖에 가스공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법적 특성상 모든 공사마다 주민 동의를 받아 인허가를 취득하느라 총 81㎞에 이르는 가스배관망 매설 공사에서 내륙지역 매설 공사에 비해 시간을 많이 들였고, 제주도 내 현무암 암반지대에 배관망을 매설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이같은 장단점을 공유하면서 제주LNG생산기지는 완공됐고, 가스공사는 지난해 3월 제주시 일반가정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현재 서귀포시 지역 일반가정과 발전소에도 천연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배관 공사가 진행 중이다.

가스공사는 앞서 2019년 10월 한국중부발전 제주복합발전소, 같은 해 11월 한국남부발전 한림복합발전소에 발전용 LNG를 차례로 공급하기 시작했고, 올해에는 남부발전 남제주복합발전소에 공급을 앞두고 있다.

제주LNG생산기지는 향후 30년 동안 도시가스용 12만t, 발전용 23만t 등 연평균 35만t의 천연가스를 공급해 제주도민의 에너지 복지에 기여하게 된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앞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을 통해 제주도민의 보편적 에너지 복지 증진은 물론, 제주도가 추진하는 친환경 '카본프리(탄소제로) 아일랜드 2030' 프로젝트과 연계해 친환경 미래사업도 적극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가스공사는 LNG 사업 노하우를 활용해 LNG 벙커링 등 LNG 신사업에 적극 나서는 동시에, 전국의 가스배관망 등 인프라시설과 고압의 설비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구축 사업에서도 중추역할을 맡는다는 계획이다.

■ 가스공사, 글로벌 LNG터미널 기술 앞세워 멕시코·베트남 등 해외사업 박차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왼쪽)이 2020년 2월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찌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가스공사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가스공사 채희봉 사장(왼쪽)이 2020년 2월 11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찌중 베트남 기획투자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한국가스공사


액화천연가스 생산기지(LNG 터미널) 설계기술은 한국을 포함해 프랑스·일본 등 일부 국가만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나라의 LNG 전문기업 가운데서도 한국가스공사는 단연 선도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1,2위 규모인 인천LNG터미널과 평택LNG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척LNG터미널은 세계 최대 용량의 27만㎘급 저장탱크 3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가스공사가 독자 개발해 제주LNG터미널에 설계 적용한 저장탱크 멤브레인(저장탱크 내부에 설치돼 온도·압력 변화에 따른 LNG의 팽창·수축을 흡수하는 주름막 형태의 구조물) 설계기술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에너지기업 엑슨모빌의 인증을 얻어냈다.

가스공사는 이같은 LNG터미널 기술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물산·일본 미쯔이물산과 함께 멕시코 서부 태평양 연안 만사니요 지역에 15만㎘급 저장탱크 2기를 갖춘 LNG터미널을 준공, 오는 2032년까지 건설·소유·운영(BOO) 방식으로 직접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한국남부발전·한화에너지와 손잡고 베트남 남동부 연안에 LNG터미널과 LNG발전소를 동시에 건설하는 GTP사업(Gas to Power:천연가스 생산기지·파워 플랜트 수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가스공사는 지난 11일 조직을 개편해 '아세안 베트남 사무소'를 신설했다.

가스공사는 LNG터미널 기술과 전국 배관망 인프라로 수소경제 구축에도 앞장서고 있다.

영하 162도를 유지해야 하는 LNG저장탱크 기술을 발판으로, 영하 253도까지 낮춰야 하는 수소 액화기술 연구개발과 상용화에 나서는 동시에 천연가스 내 메탄을 분해하는 개질수소 생산, 개질수소 생산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포집기술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 시장 다양화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 천연가스사업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천연가스에서 수소까지 안전하고 안정된 에너지를 공급하는 신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