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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민관합동조사단 내달 출범, 삼중수소 논란 종지부 찍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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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 원전 민관합동조사단 내달 출범, 삼중수소 논란 종지부 찍을까

민간환경감시기구, 내달 삼중수소 민관합동조사단 발족...조사단원에 한수원 참여 여부 미정
한수원 "기준치 넘는 삼중수소 외부 배출 없어"...원자력학계 "배출돼도 인체 영향 미미"
환경론자 "구조물 오래될수록 모르는 균열 많아...감시기구 조사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 비판

경북 경주시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뉴시스
경북 경주시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뉴시스
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사성물질인 삼중수소가 과다 검출됐다는 언론보도로 인해 논란이 불거짐에 따라, 다음달 민관합동조사단이 출범해 조사에 착수한다.

16일 주낙영 경주시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주지역 민관합동 원전감시기관인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감시기구)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따르면, 감시기구는 다음달 민관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켜 월성 원전 내·외부 지하수의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할 방침이다.
감시기구 관계자는 "지난 13일 감시기구 임시회의를 통해 조사단 구성이 결정됐고, 조사단에 참여할 구성원을 결정해 다음달 출범시킬 예정"이라며 "사업자인 한수원은 자료제출 등 조사과정에 참여하나 조사단원에 포함될지 여부는 오는 21일께 결정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감시기구의 움직임은 지난 7일 포항MBC가 한수원의 자체조사 결과, 월성 원전의 지하 집수정 등에서 삼중수소 검출치가 배출기준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한 이후 논란이 불거진데 따른 조치이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월성 원전 터빈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 등에서 많게는 71만 3000베크렐이 검출돼, 배출기준인 리터당 4만 베크렐의 18배에 이르는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또한, 반핵단체 관계자 등 인터뷰를 통해 정부 공식 발표 외에 실제로 더 많은 방사능이 통제를 벗어나 방출되고 있고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월성 원전 부지 바깥으로 확산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원자력학계에서는 이러한 주장이 상당부분 왜곡됐거나 과장된 우려라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우선, 71만 3000베크렐이 검출된 곳은 원전 외부가 아닌 원전 내부 건물이다. 즉, 71만 3000베크렐이 외부로 '배출'되지 않았는데도 '배출 기준'인 4만 베크렐을 적용해 기준을 18배 초과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왜곡된 주장이라는 설명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71만 3000베크렐이 검출된 곳은 원전 부지 내 터빈건물 하부 지하 배수관로 한 곳으로, 이 지점에 대한 관리 기준치는 따로 없다"며 "발견 즉시 액체폐기물계통으로 회수해 처리했으며, 외부로 배출되는 물은 배출 기준치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71만 3000베크렐이 검출된 2019년 4월 직후 이를 감시기구 등 지역주민에게 보고했고, 이후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현재까지 비계획적 유출이 확인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13일 감시기구 역시 지난 2018년 11월~2019년 7월 사이 월성 원전 지역 주민과 경주, 울산, 서울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민 요시료 검사결과'를 공개하고, "원전 주변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요시료 검사에서 이렇다 할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원자력학계에서는 삼중수소가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이며, 만일 방사성물질이 지하수를 타고 외부로 유출되더라도, 인체에 해를 입힐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성민 카이스트(KAIST) 교수(원자력 및 양자공학과)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커피가루 1kg당 방사능은 삼중수소 30만 베크렐에 해당한다"며 "월성 원전 주변지역에서 삼중수소가 유출됐다며 법석을 피우는 것은 연한 아메리카노 커피를 흘렸다고 난리를 피우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반핵단체 등 환경론자는 여전히 정부나 한수원의 공식 발표 외에 방사성물질이 외부로 유출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병섭 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구조물이 오래될수록 모르는 균열 등이 많아진다"며 "감시기구가 이미 한수원이 모니터링하고 있는 지하수 관측정만 조사 대상으로 한다면, 감시기구의 조사는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민관합동조사단 출범과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주체가 감시기구인 만큼 현재로서 한수원이 특별히 밝힐 입장은 없다"고 말하면서 "지난해 환경감시지점에서 지하수를 분석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지역에서는 삼중수소가 검출되지 않거나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 1만 베크렐 대비 미미한 4.8베크렐의 삼중수소만 검출됐다. 방사능에 오염된 지하수가 원전 부지 바깥으로 확산됐다고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