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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산 당귀가 한국산 수삼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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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베트남] 베트남산 당귀가 한국산 수삼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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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한국산 수삼(인삼)이 인기를 끌자, 당귀나 각종 식물 뿌리를 수삼으로 속여 파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베트남 현지 매체 kenh14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네트워크(SNS)에 한국산 수삼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광고성 게시물이 많아졌다. 설이 다가오자 선물용이나 인삼주용으로 한국산 수삼을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삼은 인삼으로 만들기 전 말리지 않은 생으로 된 삼을 말한다. 한국산 수삼 가격은 최저 kg당 100만동(약 5만원)이지만, SNS에서는 대부분, 생산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kg당 50~60만동(약 2만5000~3만원)에 판매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런 SNS 광고 게시물을 보고 한국산 수삼을 구매한 사람들은, 정체 모를 식물 뿌리나 당귀를 받고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응웬 하이 란(Nguyen Hai Lan)은 “2주 전 SNS에서 ‘58만동 한국산 수삼’이라는 게시글을 보고 인삼을 주문했다. 배송받은 물건은 예전에 구매했던 한국산 수삼과 완전 다른 것이었다. 잘라봐도 향과 맛이 너무나 달랐다. 화가 났지만 신중하게 확인하지 못한 스스로를 자책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인삼주를 담그려고 수삼을 주문한 응웬 반 티엣(Nguyen Van Thiet)은 택배 상자안에 당귀가 들어있는 것을 보고 당황했다. “매우 화가 났다. 한국산 수삼이라는 광고를 보고 구매했지만 받은 것은 당귀였다. 주문한 페이지를 다시 살펴보니 판매자의 주소와 연락처가 없었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이 제보한 페이지에 들어가보니, 올라와 있는 수삼 사진 대부분이 가짜였다. 유명한 연예인과 수삼 이미지를 짜깁기한 경우가 많았다. 한국산 수삼을 수입, 판매하는 Huong Hoang은 “수삼을 이런 가격에 판매한 적이 없다. SNS에 올라와 있는 사진과 정보는 모두 날조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한국산 인삼 판매업자 쭝 티 짱(Truong Thi Tranh)은 “한국산 수삼의 최저 가격은 kg당 100만동이다. 1kg에 6개정도인 인삼의 최저가격은 200만~220만동이다. 수삼 사진을 올려놓고 소비자를 속이고, 받기 전에 제품을 확인할 수 없게 하는 판매처도 있다. 이런 거짓 판매업자들은 kg당 6만~7만동에 불과한 베트남산 당귀를 수삼으로 둔갑시켜 배송한다"고 말했다.
하딩에 거주하는 응웬 티 호아(Nguyen Thi Hoa)는 한국 금산의 인삼 농장에서 일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한국의 인삼 재배 지역은 베트남의 차 재배지와 마찬가지로 특수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 한국 농장에서 매매하는 가격이 보통 kg당 150만~200만동이기 때문에 베트남 현지에서 kg당 50만동에 판매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에서 부모님에게 수삼을 보내드린 적이 있었는데 당시 배송료만 50만동이었다”고 말했다.

하딩 한의학 협회 응웬 티 리(Nguyen Thi Ly) 회장은 “한국산 수삼으로 속여 파는 당귀는 인삼과 전혀 다른 효능을 지니고 있으며, 아무나 섭취하면 안되는 한약재다. 임산부나 소화 장애가 있는 사람이 먹으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잘못 보관하면 독이 될 수도 있다. 인삼은 희귀하고 재배하기 매우 어려운 약초다. 때문에 한국산 수삼은 아무리 저렴해도 kg당 150만동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국산 수삼은 당귀보다 색이 옅고 뿌리가 많지 않으며 껍질에 덩어리가 없다. 조금만 꼼꼼하게 살펴보면 수삼과 당귀를 구별할 수 있으니 구매시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