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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보험도 깬다...생계 문제로 해지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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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에 보험도 깬다...생계 문제로 해지 역대 최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로 수입이 줄어드는 등 경제적인 사정으로 보험료를 납입하기 곤란해지면서 ‘최후의 보루’인 보험을 해약하는 가입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의 매출 감소, 실업률 인상 등 생계때문에 앞으로 보험 해약이나 약관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장기해약환급금은 지난해 9월까지 10조161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6412억 원)보다 5.4%(5198억 원) 늘었다.

지난해 장기해약환급금 규모는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했던 2019년보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손보사들의 장기해약환급금은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 10조6505억 원이었던 손보사들의 장기해약환급금은 2018년 11조 원을 넘어 2019년에는 13조421억 원을 기록했다.

생명보험사도 상황은 비슷하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4개 생보사의 해약환급금은 지난해 10월 기준 22조7174억 원으로 전년 동기(22조3331억 원)보다 1.7%(3843억 원) 증가했다.

생보사의 해약환급금도 매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추이를 살펴보면 2014년 연간 해약환급금은 17조1272억 원, 2015년 18조4651억 원을 기록한 뒤 2016년 20조118억 원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20조 원대를 돌파했다. 2017년에는 22조1086억 원, 2018년 25조8135억 원, 2019년 26조9035억 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생명보험을 해약한 경험이 있는 30~60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4%가 경제적 어려움이나 목돈 필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 등 경제적 사정으로 보험을 해약했다고 답했다. 해약자들은 납입금의 평균 70% 정도만 돌려받았다.

해약환급금이란 가입자가 중도에 보험을 해지할 때 보험사로부터 운영비(사업비)와 해약공제액 등을 제하고 돌려받는 금액으로 보험을 중도 해지할 경우 낸 보험료보다 적은 돈을 돌려받게 된다.
보험료 납부가 어려워진 경우 해지보다는 보험료 납입 유예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이 제도를 활용하면 보험 가입자가 일정 기간 보험료를 내지 않고도 보험계약을 유지할 수 있다. 납입 중지, 보험료 감액 등의 방법을 통해 보험 해지로 인한 원금 손실을 막을 수도 있다.

불황으로 보험약관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등 빅3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3분기 보험약관대출 신규액은 5조8569억 원으로 전분기 4조5131억 원 대비 29.8% 증가했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5개 손보사의 지난해 3분기 보험약관대출 신규액도 전분기 대비 21.1% 늘었다.

보험계약대출은 은행의 예·적금담보대출처럼 보험계약을 담보로 해지환급금 범위 내에서 일정 금액을 대출해주는 금융서비스다. 다른 대출에 비해 대출을 받기가 쉬워 생활비 등 급전이 필요해 이뤄지는 게 대부분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은 대표적인 경기 후행 산업으로 해지가 증가하는 것은 가입자들이 체감하기에도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상황이 갑자기 나빠질 경우 납입중지나 보험료 감액을 통해 보험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보험료는 장기간 내야 하는 만큼 가입 전 자신의 재무상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