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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파괴적 혁신'...스마트폰 사업 사실상 접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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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파괴적 혁신'...스마트폰 사업 사실상 접나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사진=LG전자
LG전자가 3분기 연속 적자를 보여온 모바일(MC) 사업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업계와 증권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모바일 사업부가 대폭 축소되거나 미국 빅테크 업체에 매각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5년간 누적 적자가 5조원에 이르는 모바일 사업이 대폭 축소될 경우 회사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주가도 들썩였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3700여 명이 일하고 있는 MC 사업본부의 인력을 6G 등 신규 분야에 배치한다. 현재 30% 수준인 주문자개발생산(ODM) 비중을 70%까지 늘린다.

LG전자는 20일 MC사업본부 운영과 관련한 권봉석 사장 명의의 e메일을 구성원에게 전달하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어떻게 정해져도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연초부터 불거진 매각설을 일부 인정했다.

권 사장이 공개적으로 MC사업본부 매각설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후 이날 LG전자 주가는 13% 가까이 상승했다.

LG전자는 공식적으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권 사장은 흑자전환을 위해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생산지 조정 등 노력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적었다.

모바일 사업을 맡은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4분기 이후 지난해 4·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이어왔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영업 적자는 5조 원에 이른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핵심 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에서 중저가 스마트폰 판매도 부진하면서 정리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누적 적자가 불어남에 따라 2019년 스마트폰의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공장을 이전했다.

또 제조자개발생산(ODM) 방식 비율을 지속해서 높이고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다. 이 결과 적자 수준이 2019년 1조 원에서 2020년 8,000억 원대로 줄어들었으나 스마트폰 판매량이 매년 감소하면서 매각까지 검토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1~2%의 점유율로 10위권이다.

증권가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이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인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현재 MS는 듀얼스크린폰, 구글은 픽셀폰을 내놓고 있으나 스마트폰 시장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와 스마트폰 매각 협상을 하다가 결렬된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네이버 밴드나 블라인드 등에서 직원들이 MC사업본부 인력 재배치안을 공유하는 등 불안감이 심해져 권 사장이 직접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