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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불가리아, 지지부진 '벨레네 신규 원전' 건설 포기...한수원 '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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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불가리아, 지지부진 '벨레네 신규 원전' 건설 포기...한수원 '담담'

불가리아 정부, '벨레네' 대신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 결정
한수원, 2019년 벨레네 우선협상자 선정...큰 기대는 안한 듯

불가리아 벨레네 원전 건설현장 모습. 사진=루마니아 뉴스매체 아데바룰(Adevarul) 이미지 확대보기
불가리아 벨레네 원전 건설현장 모습. 사진=루마니아 뉴스매체 아데바룰(Adevarul)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돼 있는 불가리아 '벨레네(Belene) 원전 신규 건설 사업'이 현지 정부에 의해 최종 폐기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그동안 진척이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한수원 역시 주력하던 사업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수원의 상심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2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뉴스매체 아데바룰(Adevarul) 등 외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정부는 지난 20일 불가리아 원전 사업의 우선순위를 불가리아 북부 '코즐로두이(Kozloduy) 원전 신규 건설'에 두기로 결정했다.

이는 사실상 같은 불가리아 북부에서 추진 중이던 벨레네 원전 신규 건설 사업을 포기하는 결정이라고 외신은 보도했다.

테메누즈카 페트코바 불가리아 에너지장관은 "러시아가 이미 벨레네 원전 건설을 위해 공급한 장비를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에 투입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10년 내에 코즐로두이에서 신규 원전을 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1980년대 구 소련이 건설한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를 운영하고 있다. 1~4호기는 수명이 만료돼 폐쇄됐고, 현재 각 1기가와트(GW) 규모인 5호기와 6호기가 가동 중이다.

코즐로두이 원전은 불가리아 전력 공급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지만, 이 두 원전 역시 오는 2027년과 2029년에 각각 수명이 끝날 예정이다.

불가리아 정부는 불가리아 제2 원전 사업으로 지난 1980년대 후반부터 코즐로두이 원전 단지 인근 벨레네에 각 1GW 규모의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불가리아 내 전력수요가 크지 않고 건설비용 부담이 과도하다는 주장 등으로 인해 지지부진했고, 지난 2012년 러시아 로사톰이 수주했다가 취소되기도 했다.

불가리아 정부는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자 선정절차를 진행, 지난 2019년 12월 한수원이 러시아 로사톰, 중국 핵공업집단(CNNC)와 함께 최종 '전략적 투자자'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사업은 지지부진해 한수원은 불가리아보다는 체코, 이집트 등의 원전 사업에 더 공을 들였다.

외신에 따르면, 불가리아 정부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벨레네 원전 건설을 위해 들여왔던 러시아 장비를 코즐로두이 원전 7호기 건설에 투입하고, 여기에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볼코 보리소프 불가리아 총리는 "납세자의 신뢰를 지키기 위해 이미 구입한 장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수원 관계자는 "불가리아 정부의 결정에 대해 특별한 입장은 없다"며 "한수원은 체코, 이집트 등 원전 사업 수주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