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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바이든 대통령 취임 계기 美 '팁 노동자 최저임금' 폐지 논의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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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바이든 대통령 취임 계기 美 '팁 노동자 최저임금' 폐지 논의 가열

블란쳇 TGI프라이데이 CEO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 전망

레이 블란쳇 TGI프라이데이 CEO. 사진=CNBC이미지 확대보기
레이 블란쳇 TGI프라이데이 CEO. 사진=CNBC
‘팁 문화’는 미국에서 매우 발달한 것으로 식당에서 손님을 대상으로 서빙을 하는 직원으로 대표되는 ‘팁 노동자’들이 돈을 버는 수단이다.

과거 미 서부개척 시절부터 고용주에게는 인건비 부담을 덜어주고 종업원에게는 능력껏 수입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취지로 뿌리를 내린 문화다. 그러나 최근들어 팁 문화를 없애자는 논의가 미국에서 활발하다.
정확히는 팁을 합친 팁 근로자의 수입이 주마다 법으로 정한 최저임금에 못 미칠 경우 고용주가 그 차액을 보전하도록 하는 '팁 크레딧(tip credit)' 제도를 철폐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만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 때문에 일반 근로자들과 달리 팁 근로자들은 정부가 정한 시간당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팁 근로자들의 팁이 충분하지 못할 경우 그 경제적 공백을 고용주들이 부담하도록 하는 취지로 시행돼 온 제도다.

그러나 팁을 포함한 임금이 최저임금을 넘어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팁 노동자도 많은데다 고용주가 책임져야 할 노동 임금을 소비자들에게 떠넘기는 제도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폐지 논란의 대상이 됐다.

특히 20일(이하 현지시간) 취임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 제도의 철폐를 공언하고 나서면서 폐지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은 기본적으로 연방 정부가 정하는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선(약 1만6575원)으로 끌어올리되 현재 팁 근로자들에게 보장된 최저임금 2.13달러(약 2354원), 즉 손님이 하나도 없어 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고용주가 팁 근로자에게 2.13달러를 주도록 돼 있는 현행 팁 크레딧 제도를 없애자는 것.

손님들에게 팁 근로자의 인건비 일부를 부담하게 하는 관행을 없애고 고용주들이 최저임금은 전부 책임지도록 하자는 얘기다. 팁 노동자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1991년 이후 2.13달러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관련 업계에서는 부작용을 우려하면서 신중을 기하자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경제매체 CNBC가 22일 보도했다.

미국 굴지의 외식업체이자 팁 근로자들에 대한 의존도 높은 대표적인 업종에 속하는 TGI프라이데이의 레이 블란쳇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고용주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보장하게 된다면 종업원이 팁을 얼마나 받든 관계없이 무조건 시간당 15달러를 챙겨줘야 한다는 얘기”라면서 “주방에서 일하는 직원에게 이미 대부분 15달러 이상을 지급해왔는데 서빙 직원까지 같은 처우를 해줘야 한다면 고용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고 이는 외식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팁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급격한 인건비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고용주는 직원들에 대한 고용 시간을 조절할 수 밖에 없고 메뉴 가격도 인상하는 것이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