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OTT 이단아' KT 시즌의 마이웨이…수익모델 발굴로 살 길 찾는다

공유
3

'OTT 이단아' KT 시즌의 마이웨이…수익모델 발굴로 살 길 찾는다

'큰엄마의 미친봉고' '더블패티' 극장개봉…오리지널 콘텐츠 해외 판매
통신사 OTT 최초 라이브커머스 채널 론칭…홈쇼핑·T커머스 협력 확대

KT 시즌 광고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KT 시즌 광고 캡처.
국내 OTT 기업인 웨이브와 왓챠, 티빙이 연합전선을 구축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기업에 대응하는 가운데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Seezn)이 독자적인 행보를 걷고 있다.

국내 OTT 점유율이 오리지널 콘텐츠와 기성 콘텐츠 보유량을 중심으로 나눠진 가운데 시즌은 올레TV의 인프라를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극장에 거는 등 다양한 활로를 찾고 있다. 또 OTT 최초로 홈쇼핑 시장까지 개척하면서 기존 OTT와 차별화된 노선을 걷고 있다.
KT는 다음 달 17일 레드벨벳 아이린과 배우 신승호가 주연한 영화 '더블패티'를 시즌과 극장에서 동시 개봉한다. '더블패티'는 개봉 전부터 아시아 6개국에 선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앞서 KT는 지난 21일 오리지널 콘텐츠인 '큰엄마의 미친봉고'를 전국 메가박스에 개봉했다. ‘큰엄마의 미친봉고’는 KT와 SBS콘텐츠허브가 공동제작한 영화로 시즌 오리지널 콘텐츠 첫 극장 개봉작이다. 극장과 시즌 외에 SBS에서도 방송될 예정이다.

국내 OTT 서비스 중 영화제작에 나선 것은 KT 시즌이 처음이다. 지상파 및 종편 방송사와 연합군을 형성한 웨이브는 오리지널 드라마를 중심으로 콘텐츠를 제작해 TV와 웨이브에서 독점 공개하고 있다.

넷플릭스조차 한국 오리지널 영화 콘텐츠는 아직 만들지 않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한 한국영화인 '사냥의 시간'과 '콜', '차인표', 다음달 5일 공개 예정인 영화 '승리호'와 공개 일정을 조율 중인 '낙원의 밤'은 극장 개봉을 위해 제작된 영화를 넷플릭스가 구매한 경우다.

OTT 서비스의 경우 이용자가 보다 오래 머물도록 해야 하므로 2~3시간대에 머무는 영화보다 드라마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넷플릭스에서 '킹덤'이나 '스위트홈' 등 화제성이 높은 콘텐츠가 공개되면서 유료 가입자들이 늘어난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시즌은 그동안 '7일만 로맨스', '인어왕자', '학교기담', '썸툰' 등 웹드라마나 '예리한 방', '빽투더 아이돌' 등 아이돌 예능을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왔다. KT에 따르면 시즌은 2018년부터 현재까지 140여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들 콘텐츠는 대만 FET나 일본 NTT도코모 등 해외 통신사에 판매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유현중 KT 모바일미디어사업P-TF장(상무)는 "그간 KT가 꾸준히 제작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들은 시즌의 가입자와 이용률을 증가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며 "다양한 미디어 전략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시즌 라이브커머스 소개. 사진=KT이미지 확대보기
KT 시즌 라이브커머스 소개. 사진=KT

한편 시즌은 지난해 말 현대홈쇼핑, GS홈쇼핑과 제휴해 통신사 OTT 최초 라이브커머스를 론칭했다.

시즌의 라이브커머스인 '쇼핑라이브'는 이용자와 판매자(MD)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구매, 결제까지 가능한 서비스다. 홈화면 배너를 통해 접속하면 이용할 수 있으며 상품 구매를 원하는 경우 시청 중 ‘구매하기’ 버튼을 눌러 해당 사이트로 바로 이동해 구매하면 된다.

시즌은 올해 신세계TV쇼핑, KTH 등 T커머스와 콘텐츠 제휴를 논의하는 한편 홈쇼핑사와 협력을 통한 콘텐츠 공동 제작도 나설 계획이다. 또 15일에는 갤럭시S21 사전예약을 시즌 라이브커머스를 통해 진행하는 등 자사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OTT 중 티빙은 ‘티빙몰’ 카테고리를 마련하고 온라인 쇼핑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라이브커머스를 제공한 것은 시즌이 처음이다.

유현중 상무는 “올해 KT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을 고도화하고 2030 MZ세대를 겨냥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시즌의 이 같은 전략은 점차 격해지는 OTT 경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보통신 조사 전문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11일 공개한 이동통신 사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OTT 점유율은 넷플릭스와 유튜브프리미엄 등 해외 OTT가 32%로 총 23%에 이르는 국내 OTT를 처음 앞질렀다. 해당 조사는 매년 3~4월과 9~10월 실시하며 회당 표본 규모 약 4만 명이다.

서비스별로 보면 넷플릭스가 24%로 1위를 지켰으며 유튜브프리미엄이 15%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웨이브가 7%, 티빙 5%, 왓챠가 3%의 점유율을 지켰다. 시즌은 2%대 점유율로 네이버TV와 카카오페이지에 이어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유료 가입자 점유율은 약한 편이지만 콘텐츠 판매와 라이브커머스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하며 활로를 찾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OTT 경쟁이 올해 더 심해지고 저작권료 분쟁으로 경영환경이 더 위축될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이 올해 초 쿠팡플레이를 론칭한데 이어 디즈니플러스도 올 하반기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이 밖에 HBO맥스도 조만간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고 한국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애플TV플러스도 아이폰 유저들을 중심으로 국내 점유율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넷플릭스 역시 최근 경기도 파주와 연천에 스튜디오 2곳을 임대계약하고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한국음원저작권협회(음저협)와 저작권료 분쟁 역시 행정소송을 앞두고 있다. 행정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음원 저작권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는 월 구독료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는 6.99달러(약 7800원)로 넷플릭스보다 저렴하다. 국내 OTT가 구독료를 인상하면 글로벌 OTT와 경쟁 동력을 잃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와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 차이가 큰 만큼 정면승부는 사실상 어렵다. 때문에 한국 이용자들에게 맞춘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