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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타고 전 세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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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애니메이션, 넷플릭스 타고 전 세계로

넷플릭스 등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배급이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넷플릭스 등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배급이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소니 소유의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 ‘데몬 슬레이어’는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라 연관 유통산업까지 흔들었다. 레몬맛 삶은 사탕, 카레 빵 샌드위치, 접을 수 있는 젓가락, 가상의 애완동물 등 관련 액세서리와 먹거리까지 데몬 슬레이어 관련 상품 출시가 줄을 이었다.

애니메이션 ‘데몬 슬레이어: 키메츠 노 야이바’는 극장가를 강타했다. 이 애니메이션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3억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 일본 박스오피스 역사상 최고의 수익을 올린 영화로 기록됐다. 이제 일본의 애니메이션이 대형 스크린에서 작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화면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넷플릭스 등 영화 스트리밍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일본의 애니메이션 배급이 전 세계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몬 슬레이어의 유행과 문화화는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포켓몬과 파워레인저, 슈퍼 마리오와 드래곤볼 등 일본의 애니메이션은 콘텐츠별로 수십억 달러의 시장을 창출해 왔다. 그렇게 해서 연간 240억 달러 규모의 일본 애니메이션 시장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이제 디지털화, 글로벌 확장, 스트리밍 서비스라는 3박자가 맞으면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가 급진전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은 범 아시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대 성공을 거두었다. 이는 넷플릭스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의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 후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자 미야자키 하야모가 공동 설립한 스튜디오 지브리가 지난해 HBO 맥스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미국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첫 계약이었다.

넷플릭스에서도 일본 애니메이션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소니가 가장 적극적이다. 소니는 2억 명이 넘는 넷플릭스 이용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자사의 애니메이션을 해외 시장에 배포하고 있다. 글로벌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글로벌화는 수입 구조도 바꾸고 있다. 수입의 절반 이상이 일본 밖에서 창출되는 변곡점이 오고 있다. 일본은 위축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부터 성장 요인을 찾아야 한다는 판단 아래 지난 10년 동안 열광적으로 해외에서 M&A를 진행해 왔다. 그리고 넷플릭스를 필두로 아마존 프라임 등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자 네트워크를 통해 애니메이션을 보급하고 있다.

소니는 지난 12월 AT&T의 애니메이션 스트리밍 서비스 크런치롤을 12억 달러에 구매했다. 소니는 음악, 영화, 게임이라는 3대 축을 기반으로 콘텐츠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자 하는 글로벌 전략을 펼치고 있다. 소니 경영진은 애니메이션이 플레이스테이션 게임과 영화, TV 프로그램, 음악에 이르는 풍부한 엔터테인먼트 포트폴리오 모두에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애널리스트들도 이에 동의하고 있으며 오히려 소니까 일찍부터 애니메이션 사업을 치고 나왔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넷플릭스는 일본 시장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전문가를 채용하고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협력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 넷플릭스는 현재 비디오와 DVD 등 일본의 전통적인 배급 네트워크를 대체하고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자금 조달의 주요 창구가 되고 있다. 일본의 스튜디오는 이제 단순히 국제 시장에 히트작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서서 콘텐츠 제작의 시작부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프로덕션 IG으 와다는 “일본에서만의 애니메이션 사업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 일본에서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을 세계로 전달하는 2단계 과정으로도 안 된다. 이제는 일본과 국제 시장 에 동시에 퍼질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야 한다”며 현재의 일본 시장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