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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미국 연준, 이번 FOMC에서 방향타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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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러운 미국 연준, 이번 FOMC에서 방향타 잡을까

26~27일 FOMC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깊어지고 있다. 26~27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리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별다른 정책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은 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목표로 정한 '평균 2%'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점을 제시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연준 FOMC 본부 사진= 뉴시스
미국 연준 FOMC 본부 사진= 뉴시스

연준은 그동안 연율기준 2% 인플레이션을 금리인상 방아쇠라고 밝혀왔지만 지난해 이후 이를 '평균 2%'로 전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경기 흐름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들쭉날쭉한 가운데 경기 회복세 속에 물가가 꿈틀대면서 시장이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내놓은 카드였다.

문제는 연준이 방향타를 틀기는 했지만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연준 내에서도 위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는 것으로 보인다.

리처드 클래리다 부의장은 평균 2%가 "연율 기준 인플레이션을 기초로 한 것을 뜻한다"면서 2% 인플레이션이 12개월을 지속해야 금리인상 요건이 충족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그의 발언, 즉 2% 이상 인플레이션이 1년을 끌어야 금리인상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라는 말은 연준의 FOMC 성명에는 없는 말이다. 클래리다도 이를 실제로 어떻게 계산할지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다.

랜덜 크로즈너 전 연준 이사는 25일 로이터에 클래리다 부의장의 발언은 연준이 내부 논의를 지속하는 와중에 시장 반응을 떠보기 위해 흘린 이른바 '시험 풍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이 여기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고 연준이 이후 대응을 정하기 위해 슬쩍 흘렸다는 것이다.

인플레이션이 올해 상승할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어 인플레이션이 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사진=로이터

감염력 높은 변종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고는 있지만 백신 보급이 이뤄지면서 올 하반기에는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비록 이날 백신 업체 모더나 최고경영자(CEO)가 올 가을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경제는 올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9000억 달러 경기부양과 연준의 지속적인 통화완화 정책 등에 힘입어 회복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바이든 행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과 어우러지면 올 봄 미 경제에는 2조 달러의 현금이 돌아다니게 될 것으로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는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대규모 통화발행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 정도가 어느 정도가 될 것이냐가 문제다.

연준이 금리인상 방아쇠를 당길 정도의 폭발적인 인플레이션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인플레이션이 반짝 상승하기는 하겠지만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이번 FOMC에서 가장 주목해 봐야 할 것은 연준이 평균 2% 인플레이션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이번에 제시할지, 아니면 적어도 연준 내부의 교통정리는 끝났다는 신호를 줄지 여부라고 보고 있다.

브루킹스 연구소 산하의 허친스 재정·통화정책센터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분의 2가 연준이 '평균 2% 인플레이션'이라는 새 전략에 관해 "충분한 세부 내용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시카고대 부스경영대학원 부학장인 크로즈너는 "시장은 명확한 기준을 원하고 있다"면서 이번 FOMC의 최대 관심사는 연준이 이 기준을 제시하는지 여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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