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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농산물, 컨테이너 없어 수출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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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미 농산물, 컨테이너 없어 수출 못한다

해운업체들, 수익성 있는 中 수출품 선적 위해 빈 상태로 중국에 보내

운송업체 나이트 포트 로지스틱스 컨테이너가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해 쌓여 모습. 사진=Knight Port Logistics이미지 확대보기
운송업체 나이트 포트 로지스틱스 컨테이너가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해 쌓여 모습. 사진=Knight Port Logistics
해운업체들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미국산 농산물 수출 컨테이너 대신 중국에 빈 컨테이너를 보내 수익성이 더 높은 중국 수출품으로 채웠다고 26일(현지시간)미국 CNBC가 보도했다.

미국 농산물 수출업체들은 무역 지연뿐만 아니라 업계의 평판을 위협한다는 탄원서를 미해사연방위원회(Federal Maritime Commission·FMC)에 제출했다.
FMC는 미국연방 정부의 운송감독기관의 하나로서 1961년에 설치되어 정기선 항로에 취항중인 정기선 선사들을 규제한다.

이에 따라 FMC는 캘리포니아, 뉴욕, 뉴저지 등 주요 항만의 무역자료를 검토해 운송업자들의 미국 수출화물 선적 거부가 해운법 위반이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운송업체의 수출 컨테이너 거부는 미국 농산물 수출이 성수기에 접어드는 11월에서 3월까지 이뤄졌다.

수집된 데이터의 분석에 따르면 운송업체는 10월과 11월에 걸쳐 17만7938개의 컨테이너를 거부했다.

10월 중순 운송업체들은 농산물 수출보다 빈 수출용 컨테이너를 우선시하겠다고 농산물 수출업체에 통보했다.

항만 무역 자료에 따르면 롱비치항과 로스앤젤레스항의 총 수출 컨테이너 적자는 13만6392 TEU였다. TEU는 20피트(6.096m) 길이의 컨테이너 크기를 부르는 단위이다.
CNBC의 조사 결과를 검증한 운송 컨설팅 회사 마틴 어소시에이츠의 존 마틴은 "이러한 추정 TEU는 비어있는 컨테이너에 2020년도 수출품이 채워졌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마틴은 "빈 컨테이너의 비율 증가는 특히 로스앤젤레스항과 롱비치항에 미국의 수출 화물이 부두에 남아 있다는 주장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부터 11월까지 로스앤젤레스, 롱비치, 뉴욕과 뉴저지 항구에서 총 29만7997TEU의 컨테이너 적자가 11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틴은 "전년 대비 전체 빈 수출 컨테이너 비율이 확연히 늘고 있다"며 "이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의존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송업체 레드우드 로지스틱스(Redwood Logistics) 마크 예거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업체들이 컨테이너 확보에 치열하게 나서면서 미국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심지어 미국에서 아시아로 가는 선박 다수가 컨테이너를 싣지 못한 상태로 간다"고 설명했다.

로스엔젤레스항 진 세로카 이사는 "미국 농부들과 농산물 수출업자들은 그들의 상품을 시장에 내놓기 위해 컨테이너를 찾을 필요가 없어야 한다"며 "전국적으로 우리 농산물 시장의 컨테이너 접근성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미국의 수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MC의 칼 벤첼은 동료 집행위원들과 함께 지난해 12월 세계해운협의회에 주요 해상운송업체의 미국 수출품 거부가 미국 해운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2020년 농산물 수출량은 중국과의 미 1단계 무역협정으로 2019년보다 늘어났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이번 거래에서 합의한 미국 상품 중 약 58%인 1000억 달러를 수입했다.

그러나 농업 수출 증가는 빈 수출 컨테이너의 증가된 비율에 비하면 희미하다.

콩 수출업체인 SB&B 식품의 밥 시너 사장은 CNBC에 "지난 1월 초 자사 전체 수출액의 30~40%가 지연되거나 취소됐다"고 밝혔다.

면화, 폐지, 고철 등을 운송하는 나이트 포트 로지스틱스(Knight Port Logistics)의 공터에는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카일 래인 수출담당 이사에 따르면 "면화 수출은 몇 주 동안 계속 진행 중이며, 고철 수출에 대한 운송 예약을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출입 사업의 비율은 일반적으로 70/30 이지만 지금은 90/10 이다“라며 "2020년 말 수출은 약 30% 정도 감소했고. 수출량(exports volume)도 15% 줄었다"고 전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