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의 억만장자들은 3월 중순 이후 총 1조1000억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지난해 봄부터 오히려 자산을 불린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 주가가 치솟아 시총이 급증하면서 약 1550억 달러를 새로 벌어들였다.
코로나19 대유행이 미국의 불평등 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억만장자들은 더 벌고 하위권은 재정적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하위권 상당수가 코로나19 대유행의 최전선에서 일자리를 잃거나 임금을 삭감당했다.
미국의 660 억만장자들은 현재 4조 1000억 달러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인구의 하위 50%가 보유하고 있는 재산보다 3분의 2나 많은 금액이다.
반면 빈곤율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시카고대, 노트르담대, 경제기회연구소의 경제학자들이 발표한 실시간 추정치에 따르면 8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2020년 하반기 중 빈곤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미국의 빈곤율은 코로나19 대유행의 첫 몇 달 동안은 연방정부의 경기부양 조치로 인해 감소했다. 그러나 하반기 동안 빈곤율은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1960년대 이후 가장 심했던 연간 빈곤 증가율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흑인의 빈곤율은 2020년 6월 이후 5.4%포인트 높아져 240만 명이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교학력 미만 인구의 경우 빈곤율이 6월 17%에서 하반기 22.5%로 급증했다. 플로리다, 미시시피, 애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가장 큰 빈곤율 증가를 기록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신임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도 이 문제를 인정했다. 옐런은 인사청문회에서 "코로나19 전에도 우리는 K자형 경제에서 살고 있었는데 최근 더욱 심화됐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불평등 해소를 위해 의회의 과감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바이든의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구제계획에는 인당 1400달러 지급, 주정부 및 지방정부 지원 3500억 달러, 실업급여 강화 등이 포함돼 있다. 백악관은 또한 경제를 더욱 활성화시키고 기업과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함으로써 부분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인프라 패키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가 대유행에서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S&P 500은 3월 저점보다 72%나 올랐다. 치솟는 주가가 부유한 사람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연준(FRB)에 따르면 2020년 초 기준, 미국 가구의 가장 부유한 10%가 전체 주식과 뮤추얼펀드의 87%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수백만 명의 빈곤층은 주식시장의 호황을 느끼지 못한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