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자동차는 미래 먹거리'…이통사도 예외없다

공유
3

'자동차는 미래 먹거리'…이통사도 예외없다

미래차 기술 개발 확대…자율주행·커넥티드카 세부 청사진 제시

LG유플러스가 연구용으로 개발한 5G 자율주행차 A1. 지난해 말 A1은 자율주행 기반 주차 기술을 시연했다. 사진=LG유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LG유플러스가 연구용으로 개발한 5G 자율주행차 A1. 지난해 말 A1은 자율주행 기반 주차 기술을 시연했다. 사진=LG유플러스
통신업계 대표 ‘미래 먹거리’인 자동차 사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그동안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에 머물렀던 미래차 사업은 ‘플라잉 카’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역시 진보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SK텔레콤은 27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한국공항공사, 한화시스템, 한국교통연구원과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위 ‘플라잉 카’라고도 불리는 UAM(Urban Air Mobility)은 전기 구동 수직 이착륙 소형기체(eVTOL)을 활용한 항공 이동 서비스다. 승용차로 1시간 걸리는 거리에 20여분만에 도착할 수 있고 다양한 육상 교통수단과 연계할 수 있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 T맵모빌리티 출범과 함께 제시한 '플라잉 카'가 구체화 되는 셈이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는 지난해 T맵모빌리티 출범 관련 프레젠테이션에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로 연결하는 플라잉카를 비롯 대리운전, 주차, 대중교통을 아우르는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라이프 플랫폼'을 제공하겠다"며 "모빌리티 사업이 SKT의 다섯 번째 핵심 사업부로서 새로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T맵모빌리티는 기존에 추진하던 T맵 플랫폼과 T맵 택시 사업에도 집중한다. SK텔레콤이 제시한 4대 핵심 모빌리티 사업은 ▲T맵 기반 주차, 광고, 보험 연계 상품(UBI) 등 플랫폼 사업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VI),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온 디맨드'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 등이다.

이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은 T맵모빌리티를 2025년까지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KT는 지니뮤직을 앞세워 커넥티드카 고객사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니뮤직은 최근 테슬라 차량에 지니뮤직 서비스를 적용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KT와 테슬라는 2017년 커넥티드카 개발을 목표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양사는 KT의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테슬라의 텔레매틱스가 국내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맺었다. 테슬라는 국내시장에 전기자동차를 출시하면서 위치정보 서비스 파트너로 KT를 선정하기도 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말 현대차와도 계약을 체결해 제네시스 GV70에도 적용한 바 있다. 이 밖에 메르세데스-벤츠, 르노삼성 등 14개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에 커넥티드카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커넥티드카 외에 자율주행차 연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레벨4 자율주행차 핵심 기술 개발과 자율주행 환경 서비스 발굴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레벨4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목적지만 설정하고 실질적인 주행은 자동차가 하는 것으로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다. 레벨5는 운전자가 필요 없는 무인 자동차를 말한다.

KT와 자동차연구원은 MOU를 통해 ▲자율주행 핵심기술 및 C-ITS(Cooperative Intelligent Transportation Systems) ▲차량, 도로, 교통신호 체계 등을 연결하는 차량 통신 기술 5G-V2X(Vehicle To Everything) ▲데이터 사이언스 및 AI 영역에서 협력한다.

SK텔레콤 UAM 인포그래픽. 사진=SK텔레콤이미지 확대보기
SK텔레콤 UAM 인포그래픽. 사진=SK텔레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자율주행 기반 주차 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운전자가 없이 혼자서 주차장 빈자리를 찾아가는 것으로 레벨4 자율주행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특히 주차 시연에서는 사람과 달리 전·후진 반복 없이 한 번에 주차공간으로 밀어 넣었다. 사전에 비어 있는 공간의 모습을 다양한 각도·채도로 AI에게 학습시켜 CCTV 상 화면만으로 빈 자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선우명호 한양대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ACELAB) 교수는 "이번에 시연한 A1은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차량"이라며 "주차공간 확보를 위해서는 카메라 설치를 해야 하는데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작업이 선행되면 통신사와 연계해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2019년 10월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 일대 2.5㎞ 구간에서 LG전자와 함께 자율협력주행 실증을 진행했다. 이어 지난해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하는 한편 5G 기반 자율주행로봇도 공개했다.

LG유플러스는 이르면 올 하반기 상용화에 가까운 자율주행차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저지연 통신 및 지역 기반 방송 등 자율주행을 위한 5G 기술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 커넥티드카 사업에서도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8월 스마트홈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어 9월에는 프랑스 푸조·DS의 전기차에 LG유플러스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3월에는 네이버, 쌍용자동차와 협력해 커넥티드카 서비스 ‘인포콘’을 출시한 바 있다. '인포콘'은 안전 및 보안, 비서, 정보, 즐길거리, 원격제어, 차량관리 등을 지원하며 쌍용차 코란도와 최근 출시한 티볼리 에어 등에 적용됐다.

자율주행차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아 도로 상황에 즉각 대응해야 하므로 초저지연 통신망이 필수적이다. 때문에 5G망 구축을 주도한 통신사가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미래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가 완성차나 부품을 직접 생산할 순 없지만, 차량과 기지국이 주고받는 통신기술은 개발할 수 있다"며 "이는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또 네비게이션 사업을 영위하며 축적한 도로 주행 관련 데이터는 통신사의 관련 서비스 개발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의 T맵이나 KT-LG유플러스의 원내비가 보유한 이용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련 서비스 개발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