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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LG-SK 배터리 소송전 해결사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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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 LG-SK 배터리 소송전 해결사 나선다

정세균, 소송전 장기화에 “남 좋은 일만 시키지 말고 빨리 해결” 촉구..LG-SK "합의 가능성 있어"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 영업 손실보장, 제도화 방안' 주제로 열린 제34차 목요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코로나19 영업 손실보장, 제도화 방안' 주제로 열린 제34차 목요대화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양사 싸움은 남 좋은 일만 시킨다. 부끄럽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에너지)과 SK이노베이션(이하 SK이노)이 벌이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소송을 강도 높게 비판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총리는 28일 서울 양천구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토론회에서 "K-배터리 미래가 앞으로 정말 크게 열릴 텐데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고 양사가 빨리 문제를 해결하고 큰 세계 시장을 향해 적극 나서는 상황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LG에너지와 SK이노 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이 햇수로 3년 째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 최고위 관계자가 합의를 공식적으로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소송전이 국내 배터리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두 업체가 하루빨리 해결하라는 메시지인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문이 분사해 출범한 회사다.

정 총리는 "미국 정치권도 나서서 제발 좀 빨리 해결하라고 하고 있다"며 "양사 최고 책임자와 연락도 해서 낯 부끄럽지 않냐, 국민들 걱정을 이렇게 끼쳐도 되냐고 빨리 해결하라고 권유를 했는데 아직도 해결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작은 파이를 놓고 싸우지 말라. 소송비용만 수천억 원에 달한다"며 "경제적인 것 뿐 아니라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남이 누군지는 제가 거론하지 않아도 다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CATL 등 중국과 일본 업체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당시 LG화학)은 2019년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州)지방법원에 SK이노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SK이노가 LG에너지 인력을 빼내 기술을 탈취하는 등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이유다.
승기는 LG에너지가 잡은 상황이다. ITC가 지난해 2월 SK이노에 조기패소 판결(Default Judgement)을 내렸기 때문이다.

ITC는 조기패소 판결 이후 SK이노가 이의를 제기하자 이를 받아들여 검토 중이다. 최종 판결은 다음달 10일(현지시간) 나온다.

정 총리의 경고성 발언에 대해 두 회사는 합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LG에너지는 27일 2020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SK이노와의 소송에 대해 "합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