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리포트] 방역극찬 며칠만에 최대 확진자 발생 왜?

공유
0

[베트남 리포트] 방역극찬 며칠만에 최대 확진자 발생 왜?

해외 언론이 베트남의 코로나19 방역을 자화자찬한 지 며칠만에 최대 확진자가 발생했다.이미지 확대보기
해외 언론이 베트남의 코로나19 방역을 자화자찬한 지 며칠만에 최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베트남의 코로나19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전세계 언론에서 베트남의 방역을 극찬한지 불과 며칠만이다.

하지만 이번 확진자 발생에 대해 베트남 내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동안 국경 폐쇄조치등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강력한 조치덕에 가려져 있던 방역의 사각지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베트남은 그동안 확진자들에 대해 능동적으로 찾아내는 선제적인 검사보다는 확진자가 이미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격리와 방역 활동을 진행하는 수동적인 조치에 집중했다. 능동적인 검사를 진행하기에는 사전 검사능력과 이로 인해 확진자가 급증할 경우 현지 의료시스템의 수용능력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평균연령이 젊은 국가인만큼 무증상 감염이 많아 사각지대를 키웠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그렇다고 베트남 정부가 대외적으로 거짓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찾아 내지 않았으니 확진자도 그만큼 없었을 뿐이었다.

실제 지난달 국경 지역에서 유입이 의심되는 영국발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하자 베트남 총리는 국경지대 감시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강화조치 13시간만에 30여명의 밀입국자들이 적발됐다. 하지만 강화조치전에는 국경지대에서 밀입국이 없었을까? 이미 변종 바이러스든 이전에 코로나19였든 전파 되기에는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고 장소였다.

베트남의 방역이 끝까지 성공하려면 몇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했다. 코로나 변종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아야 하며, 백신개발로 인해 종식이 가능해야 한다. 초반에는 이런 조건에 맞춰 비슷하게 코로나 양상이 흘러갔다. 그 덕에 베트남은 코로나 방역의 선두주자로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수혜국으로 떠올랐다.

애플, 인텔, LG전자 등을 비롯해 수많은 글로벌 제조업체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옮겼다.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등 강력한 경쟁속에서 베트남이 우위를 차지했던 것은 적극적으로 방역활동을 대외로 내세운 덕에 만들어진 코로나 청정국이라는 이미지가 크게 작용했다.

또 내부적으로도 코로나의 적극적인 대응은 중요한 정치적 이슈였다. 지난 25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베트남은 향후 5년을 이끌어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열리고 있다. 수많은 의문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정부가 방역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보였던 것은 지도부의 연임과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방역에 실패할 경우 현 지도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강력한 방역성공 스토리와 이를 토대로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의 근간이 되는 해외 투자자들의 유치, 두마리 토끼를 잡는것이 베트남 현 지도부 최대 과제였다.

하지만 지금 흐름은 베트남의 예상과 반대로 가고 있다. 백신개발보다 변종의 속도가 더욱 빨라 백신접종 자체를 더디게 하고 있다. 또 다른 변종이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 무증상 감염을 넘어 변종에 의한 증상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공식적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것은 시간문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한국 교민은 "사실 베트남이 청정국이라고 실제로 믿는 외국인들은 많지 않다. 변종이든 코로나든 완쾌되더라도 평생 후유증에 시달려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은 베트남 내부에서도 향후 5년을 책임지는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국전당대회 때문에 무조건 성공적인 방역을 유지해야 한다는 기조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베트남 북부 하이즈엉성(Hai Duong) 찌린시(Chi Linh) 대만 전자회사 포윤베트남(Poyun)과 꽝닌성(Quang Nhin) 번돈공항(Van Don)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지역감염자가 28일 하루동안 100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역감염뿐 아니라 해외입국 포함 발생으로도 하루 최대 기록이다.

베트남 보건당국에 따르면 28일 하루동안 하이즈엉성 84명(최초 전파원인 일본서 귀국한 포윤베트남 직원 포함), 꽝닌성 13명(최초 전파원인 공항 보안요원 포함), 하노이 1명, 하이퐁시(Hai Phong) 1명, 박닌성(Bac Nhin) 1명 등 총 100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았다. 해외입국자 7명 포함 어제 하루동안 총 10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지역감염이 재확산됨에 따라 당국은 긴급하게 해당지역과 관련시설 및 접촉자들을 봉쇄하거나 격리했다.

우선 가장 많은 확진자가 발생한 하이즈엉성은 찌린시 전체에 대해 ‘사회적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찌린시에서는 2명을 초과한 모든 모임과 활동이 중단됐다. 격리 조치는 28일부터 3주간이다.

꽝닌성은 해외 입국자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번돈공항과 므엉탄호텔(Muong Thanh)을 폐쇄하고 접촉자들을 격리했다. 또 모든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고 30만명 이상인 관내 모든 유·초·중·고·대학생도 집에 머물 것을 명령했다.

하노이와 호치민시, 하이퐁시, 박닌성 등 확진자가 발생했거나 접촉자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 지역은 이들이 자발적으로 의료신고 및 자가격리할 것을 당부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