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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코로나19‧DLF 사태 여파로 방카슈랑스 실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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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코로나19‧DLF 사태 여파로 방카슈랑스 실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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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방카슈랑스(은행 창구를 통한 보험상품 판매) 실적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영업 추세에 따라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채널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또한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보험상품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누적기준 생보사의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는 5조8314억 원으로 전년 동기 4조1107억 원 대비 41.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사이 1조7207억 원 가량 급증한 것이다.
초회보험료는 고객이 보험에 가입하고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업계의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로 활용된다.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가 100억 원 이상인 생보사 가운데 방카슈랑스 채널이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은 KDB생명이었다. KDB생명의 지난해 11월 말 기준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5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28억 원에 비해 5287% 폭증했다.

같은 기간 메트라이프생명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157억 원으로 전년 동기 12억 원보다 1206.9%나 급증했다.

KB생명도 전년 동기 11억 원보다 969.9% 늘어난 1616억 원을 기록했다. 하나생명도 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98억 원 대비 217.8% 뛰었다.

삼성생명은 2조303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방카슈랑스 수입보험료를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9953억 원보다 131.4% 증가한 수치다.

이외에 미래에셋생명은 93억 원에서 245억 원으로 162.4%, 한화생명은 2699억 원으로 5029억 원으로 86.4%, 교보생명은 1404억 원에서 2050억 원으로 46.1%, ABL생명은 3115억 원에서 4240억 원으로 36.1%, 동양생명은 3321억 원에서 4099억 원으로 23.4%, 흥국생명은 579억 원에서 672억 원으로 16.1%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설계사를 통한 대면영업이 위축되면서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 판매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KB생명은 지난해 연금보험 상품을 모바일 방카슈랑스 전용 상품으로 개정했다. DGB생명과 메트라이프생명은 지난해 KB국민은행을 통해 각각 변액연금보험, 달러연금보험 판매를 시작했다.

은행들도 파생결합펀드(DLF), 라임 사태 이후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어려워지자 방카슈랑스에 집중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또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기존 은행의 정기예적금 상품보다는 그나마 금리가 높은 저축성보험 등으로 저축 수요가 몰린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같은해 5월 0.5%까지 내린 뒤로 이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방카슈랑스를 통한 판매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서 보험사들의 부채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23년 IFRS17이 적용되면 현재 원가 기준인 보험사의 부채 평가는 시가 기준으로 바뀐다. 저금리 상태에서도 고금리로 판매된 상품은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이자가 많은데 IFRS17은 이 차이를 모두 부채로 계산한다.

과거 고금리 저축성 보험을 경쟁적으로 판매해오던 보험사들이 이 때문에 판매를 자제하다가 저금리 기조에 따른 운용자산이익률 하락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다시 저축성보험에 눈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보험사 관계자는 “주력 채널인 설계사 채널에서는 보장성상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방카슈랑스가 증가한데 따른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