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2011년 창업자 스타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팀 쿡에게 CEO 자리를 물려 주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로 옮겼고, 초창기 직원 스티브 발머가 퇴임하고 창업자 빌 게이츠가 이사회 의장직을 사임했다.
이제 아마존은 창업자 베조스에서 회사의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인 AWS를 구축한 앤디 재시로 CEO 자리가 넘어간다.
저커버그는 2004년 페이스북을 공동 설립한 이후 중단 없이 페이스북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창업자 퇴임 순서 면에서는 꼴찌다.
베조스를 포함한 다른 창업자들과는 달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지분 면에서 절대적인 의결권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리더십 변화를 이끌었던 행동주의 펀드와 같은 주주들에 대한 걱정 없이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경영권을 부여한다. 저커버그의 지시에 동의하지 않는 주주들은 한 가지 선택만 할 수 있다. 그들의 주식을 팔고 회사를 떠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커버그는 장기 프로젝트에 착수해 오랫동안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이 2014년 20억 달러에 매입한 가상현실 업체 오큘러스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오큘러스는 인수 후 7년이 지났지만 페이스북이 인수 당시 구상했던 사업에서 여전히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주들의 압력 없이 저커버그는 반려동물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수 있었다.
저커버그의 비전과 실행은 페이스북과 프로젝트의 지배로 이어졌다. 저커버그는 2006년 뉴스피드 발명부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 스냅챗이 혁신한 2016년 스토리즈 기능 복제까지 잘못된 결정보다는 올바른 결정을 내렸다. 페이스북이 소셜 네트워크 시장에서 독점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평가는 저커버그의 통제의 결과다.
거대 기술기업들은 창업자를 교체한 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은 모두 리더를 교체하면서 회사 규모와 함께 주가가 성장했다.
페이스북이 이를 따르는 것이 타당할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CEO의 교체는 당분간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불과 36세의 나이에 저커버그가 물러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