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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가 CEO 물러나는 것과 아마존서 손 떼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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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가 CEO 물러나는 것과 아마존서 손 떼는 것은 다르다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 CEO. 사진=로이터
지구촌 최고 부자인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올 3분기 CEO를 그만두겠다는 계획을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사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밝히면서 향후 아마존 경영에 큰 변화가 일어날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영 일선에서 손을 떼겠다는 그의 발표가 앞으로 아마존 주가에 미칠 영향도 관심거리다.

베조스의 자리는 아마존 2인자로 알려진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가 이을 예정이고 베조스는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3일 CNN에 따르면 급작스러워 보이는 CEO의 사퇴로 인한 경영 리스크가 없으라는 보장은 없지만 베조스가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아마존의 경영 기조에 큰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런 관측을 가능케 하는 주요한 근거 가운데 하나는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베조스 CEO의 경영 일선 사퇴 계획 발표 직후 내뱉은 의미심장한 말이다.

올사브스키 CFO는 베조스의 발표 후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베조스 C대가 참석하지도 않은 가운데 열린 이 행사에서 “베조스가 아마존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CEO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해서 베조스가 완전히 손을 떼는 것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또 한가지 주요한 근거는 재시 AWS CEO가 베조스의 후임이라는 사실이다. 재시 CEO는 20년 넘게 베조스의 친구이자 동료로서 오른팔 역할을 해온 최측근이기 때문이다.

CNN은 이 부분이 구글의 에릭 슈미트 창업자 겸 CEO가 남긴 선례가 아마존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에릭 슈미트가 CEO 자리를 지난 2011년 공동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에게 물려줬으나 2017년까지 이사회 의장으로 남아 구글 경영에 여전히 큰 영향력을 행사한 사례를 말한다.

미국 굴지의 엔터테인먼트그룹 월트디즈니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사실상 2인 CEO’ 체제로 아마존이 향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아울러 제기된다. 디즈니 왕국을 15년간 이끌어온 로버트 아이거가 지난해 2월 깜짝 퇴진하고 리조트부문을 이끌었던 밥 채펙에게 CEO 자리를 넘겨줬지만 사실은 쌍두마차 체제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

미즈호증권 미국법인의 제임스 리 애널리스트는 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베조스가 CEO 자리에서 물러나더라도 그의 핵심적인 역할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고 후임자가 될 재시 CEO도 아마존에 오랫동안 몸담은 경영인이기 때문에 아마존의 리더십은 약화되는게 아니라 굳건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