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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점령지 팔레스타인 차별 비난 쇄도…의료진에 5000회분만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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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점령지 팔레스타인 차별 비난 쇄도…의료진에 5000회분만 공급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이발사가 한 어린이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이발사가 한 어린이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국민을 대상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의료진을 대상으로 5000회분의 백신을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백신 물량은 인도주의 관점에서 지나치게 적은 물량이라고 인권단체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미국 CNBC 등 외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의료진 2500명을 대상으로 백신 5000회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민간협조관(COGAT)은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의료진에 백신 2000회분을 인도했으며, 추후 3000회분의 백신이 팔레스타인에 배정됐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공급받을 대상으로 이스라엘 거주 아랍인, 동예루살렘 거주 팔레스타인인에 국한했다.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고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배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거주하는 이들은 제외됐다. 하마스의 거점인 가자지구 거주자도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스라엘 정부가 적은 물량을 공급하면서도 철저하게 분리 정책을 고수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미국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에 백신 접종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조건 아래 초기에 많은 백신 불량을 확보했다. 이미 30% 가까운 백신 접종률을 보이고, 세계에서 처음으로 집단 면역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은 나라고 예상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비판받고 있는 대목은 이중적 접근법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권리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정작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지배하는 곳의 거주자와 하마스 거점에 살고 있는 이들은 접종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의료진에 대한 백신 접종 방침마저도 비판 여론에 직면하면서 수동적으로 내놓은 방침이었다.

또 공급하기로 한 백신마저 이스라엘 정부가 선호하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아닌 모더나 백신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앞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00만회분과 국제보건기구(WHO)의 글로벌 백신 공급 프로그램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200만회분을 확보하기로 했다.

팔레스타인 자치기구 측은 그동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WHO 등에서 백신 보급 문제를 제기해 왔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worldometer)에 따르면 팔레스타인에서는 현재까지 16만426명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이들 중 1857명이 숨졌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