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보험사, 금융당국 '배당 자제령'에 난감

공유
0

보험사, 금융당국 '배당 자제령'에 난감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보험사에도 배당 자제령을 내리면서 보험사들이 금융당국과 주주의 눈치를 동시에 보는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보험사에도 배당 자제령을 내리면서 보험사들이 금융당국과 주주의 눈치를 동시에 보는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에 이어 보험사에도 배당 자제령을 내리면서 보험사들이 금융당국과 주주의 눈치를 동시에 보는 난처한 입장에 놓였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을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으로 나눈 비율이다. 배당성향이 높으면 주주들에게 그만큼 이익을 환원한다는 의미다.
4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보험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배당을 보수적으로 하라고 권고했다. 배당성향을 최근 3년 평균 수준으로 유지하라는 권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과 오는 2023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배당을 줄여 재원을 확보하라는 것이다.

이에 보험사들은 호실적에도 배당성향을 높이기 어렵게 됐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손해율 감소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0.3% 증가한 1조370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7900억 원으로 전년(1조2525억 원) 대비 42.9% 증가했다.

그러나 배당금은 감소했다. 삼성생명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결산실적에 따른 현금배당을 결의했다. 보통주 1주당 2500원씩 총 4489억 원 규모다. 이는 2019년 주당 배당금 2650원, 배당금 총액 4758억 원보다 줄어든 것이다. 배당성향도 2019년 37%에서 35.5%로 축소됐다.

삼성화재도 배당성향을 49.5%로 공시, 전년 56.2%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표했다. 반면 삼성화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7.3% 증가한 757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조4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6%(1785억 원) 늘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에 이어 다른 보험사들도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금융위의 권고대로 배당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586억 원 대비 313.7% 증가한 24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3784억 원으로 전년 494억 원 대비 666.1%나 폭증했다.

한화손해보험은 지난해 483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도 순손실 691억 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7% 늘어난 6조53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영업이익 또한 7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

공시 전이지만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도 2019년보다 훨씬 나은 실적을 보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주들은 배당에 대한 정부의 압박은 관치금융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비판의 글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도 금융당국이 주주들의 배당금까지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불만도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들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 채권 매각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실적이 좋은데도 배당금을 줄이게 되면 배당주로서의 매력이 떨어져 투자자가 이탈하면서 주가 하락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