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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꿈 접었는데 웬 ‘공급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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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내 집 꿈 접었는데 웬 ‘공급 쇼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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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2․4 부동산대책’과 관련,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자평하고 있었다. “서울시에 공급될 32만 채도 서울 주택 재고의 10%에 달하는 ‘공급 쇼크’ 수준”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대책의 명칭부터 거창했다.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이라고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최대 주택공급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다”고 밝히고 있었다.
변층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책과 관련, “정부·공공 주도의 패스트트랙을 통해 신속한 사업 추진, 역세권 등 도심 가용부지를 활용한 충분한 주택 공급, 충분한 인프라 확충 등 품질 높은 주택, 분양주택 중심 공급, 투기 수요 적극 차단이라는 5가지 원칙 하에 도심지 혁신적 주택 공급안 마련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고 강조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서민들은 벌써 ‘내 집 꿈’을 접은 상황이다. 이미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상태다. 당장 전셋값이 시급한 것이다.

KB국민은행이 며칠 전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은 4억1만 원으로 작년 동기의 3억2264만 원에 비해 24%, 7737만 원이나 올랐다고 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6월 이후 처음으로 4억 원을 넘겼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더 많이 올랐다. 같은 기간 동안 4억7796만 원에서 5억8827만 원으로 1년 사이에 1억1031만 원이나 치솟았다. 강남은 1억3055만 원, 강북은 8730만 원이 올랐다고 했다.

1억1031만 원이면, 한 달에 919만 원이다. ‘억대 연봉’도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1억1031만 원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30만2000원이다.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전셋값이 30만 원 올라 있는 것이다. 서민들은 속이 타지 않을 재간이 없다.
하루 30만2000원을 24시간으로 나누면 한 시간에 1만2580원이다. 한 시간이 무섭게 오르는 전셋값 생각을 하면 서민들은 마음이 다급해지지 않을 수 없다. 신발바닥이 닳도록 전셋집 구하러 돌아다녀야 할 판이다.

그것도 ‘평균’이 이런 정도라고 했다. 학군이나 고통이 좋은 곳에 있는 아파트는 전셋값이 더욱 많이 올랐을 것이다.

이런 서민들에게 ‘공급 쇼크’ 수준이라는 부동산대책이 피부에 와 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급 확대’는 ‘남의 일’일 뿐이다.

공급이 ‘쇼크’ 수준으로 늘어나면 전셋값 안정에 도움은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쇼크’ 수준으로 공급하겠다는 83만6000가구의 시한은 오는 2025년까지다. 5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당장 전셋값 고통이 심한 서민들은 그때까지 참으면서 버틸 여유도 없다. 자고 일어나면 전셋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하기는, 홍 부총리도 지난해 국회 종합감사에서 털어놓은 적 있었다. “과거 10년 동안의 전세대책을 다 검토해봤지만 뾰족한 단기 대책이 별로 없다”고 했다. 나라 경제를 총괄하는 경제부총리가 뾰족한 대책이 없다면,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유일한 방법은 ‘탈서울’이다. 경기도 전셋값은 1년 동안 6988만 원이 뛰었다고 했기 때문이다. 서울보다 훨씬 덜 오른 것이다. 출퇴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감수한다면 방법은 ‘탈서울’뿐이다.

그렇지만 경기도에서도 지역 나름이다. 하남시의 상승률은 55.8%에 달했다고 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