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거품논란과 투기거래의 대상이 되어온 중국의 전환사채(CB)가 규제강화 움직임과 국내의 자금경색을 배경으로 최근 가격 급락을 연출하고 있다. 소비자 동향지수(CSI) 전환사채지수는 최근 2주 동안 7% 가까이 떨어져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환사채의 상당수는 발행 기업의 주가 하락과 회사채 수요 및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를 반영해 액면(100위안=15.51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전환사채는 행사가격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권리가 붙은 회사채로 통상 보통사채보다 수익률이 낮다. 주식과 비슷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규제가 없었기 때문에, 개인투자가를 중심으로 투기거래의 대상이 돼 왔다. 주식에는 1일당 가격 차 제한이 있지만, 전환사채에는 없기 때문이다.
시세 하락의 한 원인이 된 것은 규제강화 움직임이다. 상하이와 선전(深圳)의 증권거래소는 지난 주말 전환사채 프로그램 거래에 대한 규제를 발표했고, 당국의 다른 규제들도 발효됐다. 증권거래소의 데이터에 의하면, 상장전환사채 342종목의 약 절반에 상당하는 155종목 전후가 9일 시점 100위안을 밑도는 가격으로 거래되었다. 투자가 사이에는 디폴트의 염려도 부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의 전환사채가 디폴트에 빠진 적은 없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