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업체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협의를 공식 부인한 현대차가 최근 재빠른 독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대차·애플 간 협력설(說)은 지난달 국내 언론을 통해 제기됐으나 온갖 추측이 쏟아진 끝에 논의 중단으로 이어졌다. 업계 일각에서는 너무 성급히 사안에 접근한 게 아니냐는 '자성론'도 나왔다.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는 지난 8일 일제히 공시를 통해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해 여러 해외 기업들과 협업을 추가 검토하고 있으나 결정된 바 없다"라면서 "애플과 자율주행차 개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후 현대차는 자체적인 '미래 먹거리 사업' 기반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를 잘 보여주듯 현대차는 15일 '아이오닉 5' 실내를 공개하며 전용 플랫폼을 탑재한 첫 '전용 전기차' 띄우기에 나섰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용 플랫폼 'E-GMP'를 토대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넓은 실내를 갖췄다. 짧은 오버행(차량 앞뒤 끝부분과 바퀴 중심 사이 거리)과 긴 휠베이스(축거)로 기존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내부 공간이 훨씬 넓어졌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이달 10일 네 발로 걷는 로봇 '타이거'를 선보이기도 했다. 타이거의 첫 번째 콘셉트 모델 'X-1'은 평지에서는 사륜구동 차량으로 달리고 울퉁불퉁한 험지는 다리를 접어 통과한다.
또한 타이거는 드론과 같은 무인항공기(UAV)와 결합해 먼 거리로 날아가 배송 업무를 할 수 도 있다.
로봇이면서 동시에 '소형 무인 모빌리티'인 타이거는 탐사와 연구, 긴급 물자 수송, 오지로 상품 배송 등 다양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타이어 X-1을 바탕으로 한 신개념 모빌리티를 상용화하기 위해 담당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를 중심으로 세계 여러 기업과 힘을 합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과 애플이 현재 협력설에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라고 내다봤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9일 오전 해외 주요 기관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전화로 진행하는 경영설명회)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