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존슨앤드존슨·아스트라제네카 등 백신 생산 거점국가로 부상

인도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국이 될 수 있으며, 자국뿐만 아니라 다른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인도는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전 세계 백신의 약 60%를 생산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들의 보고서를 인용해 인도의 백신 제조 능력을 분석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국제금융그룹 JP모건(Morgan)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달 보고서에서 "인도는 팬데믹(세계적감염병) 이전에도 백신 제조의 중심지였으며, 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항하는 예방 접종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의 다국적 컨설팅업체 딜로이트(Deloitte)도 올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생산량에서 인도가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딜로이트의 인도 협력사인 PS 이스와란(PS Easwaran)은 코로나19 백신이 올해 35억 개 이상 생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게다가 인도의 백신 회사들은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을 늘리고 있다.

국영 인도 의학연구회와 함께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인도 기업 바라트 바이오텍은 "우리는 연간 7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역량을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 대학이 공동 개발한 백신도 인도에서 긴급 승인을 받아 세룸인스티튜트(SII)가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SII는 매월 약 5000만 회분을 생산하며 3월부터는 매달 1억 회분을 증산할 계획이다.

다른 인도 제약회사들은 러시아 직접투자펀드, 미국 존슨앤드존슨 등과도 손잡고 백신을 생산하기로 합의했다.

JP모건 보고서는 "자체 공정라인에서 백신 개발을 못하더라도, 승인된 백신 개발자와 계약 제조업체로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특히 인도 및 기타 신흥 시장에 대한 공급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 한다"고 분석했다.

인도 공중보건재단 스리나스 레디(KSrinath Reddy) 이사장은 "인도의 백신은 개발도상국에 더 적합할 것 같다"며 "인도에서 만든 백신은 운송이 쉽고 가격이 저렴해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면에서 미국이나 유럽보다 좋은 위치에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주변국에 백신을 보내겠다고 약속했으며 이미 17개국에 1560만 회분을 공급했다.

인도 시민참여연구센터(CPPR)의 선임 연구원 닛시 솔로몬(Nissy Solomon)은 CNBC와의 인텨뷰에서 "인도의 제조 능력은 국내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며 "인도는 국제적인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의 뛰어난 생산 능력에도 어려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글로벌 금융서비스 회사 제프리스(Jefferies)의 애널리스트 아비셰크 샤르마는(Abhishek Sharma) 인도에서 백신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빨라진다는 가정 아래에서도 인도 13억8000만 인구의 22%만이 1년 안에 접종할 수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그녀는 "인도는 13억이 넘는 인구를 위한 백신 저장·배포 능력이 부족하다"며 "극한 온도에서 보관할 필요가 없는 백신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도가 제조하는 백신은 냉장보관이 가능한 반면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콜드 체인(냉장물류)이 필요하다.

레디 이사장은 "이처럼 전례 없는 규모로 성인 면역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식품용 콜드체인을 백신에 사용할 수 있다고 제안했고,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기를 희망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