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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첫 출발지 지진...무산 가능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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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성화 봉송 첫 출발지 지진...무산 가능성 고조

후쿠시마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기 6주를 앞두고 지진이 일본을 강타했다. 사진=IOC이미지 확대보기
후쿠시마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기 6주를 앞두고 지진이 일본을 강타했다. 사진=IOC
후쿠시마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이 시작되기 6주를 앞두고 지진이 일본을 강타하며 하계도쿄올림픽 개최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미국 CNN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3일 오후 11시 7분쯤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규모 7.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역사상 최악의 재해인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지 10년 만에 같은 지역에서 일어난 것이다.
CNN은 2020년 예정됐던 도쿄 올림픽이 팬데믹(세계적감염병)으로 1년 연기된 것을 비롯해 표절된 올림픽 로고 폐기,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의 여성 혐오성 발언까지 계속되는 논란으로 개최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은 코로나19로 인한 여행 제한으로 올림픽 개최가 정상적인 수익을 거둘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됨에도 여전히 지진 피해를 겪고 있는 후쿠시마 지역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도쿄 템플 대학의 아시아학 교수 제프 킹스턴은 "일본에게 후쿠시마 지역은 아픈 손가락"이라며 "올림픽을 통해 일본이라는 브랜드를 증명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CNN과의 인터뷰에 응한 후쿠시마 주민은 "솔직히 일본에서는 올림픽을 개최할 때가 아니다. 현 시점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것은 주민들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올림픽에는 희망이 없다"고 털어놨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 수년 간의 경제 침체를 극복하며 과시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했다.

오는 3월 25일 후쿠시마에서 성화 봉송을 시작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스토리의 시작을 알리는 대형 이벤트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주민 오카와라 사키(68)는 "거액의 돈이 (올림픽에) 투입됐지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지역 운동단체인 '원자력 사고 피해자 협회'에 소속된 오카와라는 "여전히 최소 3만7000명의 사람들이 집을 떠나 있고, 회복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덧붙였다.

후쿠시마의 일부 주민들은 정부가 사람들의 삶을 재건하는 데 도움을 주기보다는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은 것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게다가 일부 환경 단체들은 후쿠시마에서 올림픽 성화 봉송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일본 당국은 방사선 모니터링 테스트를 실시해 안전하다고 결론내리고 계획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재난 발생 이후 수년간 피해지역 전체에 걸쳐 복구 작업에 3530억 달러 이상을 투입했으며, 이 중 약 630억 달러는 원전 복구에 집중됐다.

최근 일본 NHK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의 과반수가 올림픽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에 일부 사람들은 올림픽이 경제 활성화와 일시적인 휴식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1년 쓰나미로 파괴된 마을 미야기현에 사는 기무라 미호코는 "올림픽이 열렸으면 좋겠다"며 "경제를 재건하는 것이 지진으로부터 회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다고 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