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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출산 원인 알아봤더니…‘허리 휘는’ 연간 최대 3,000만 원 비싼 유아 교육비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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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저출산 원인 알아봤더니…‘허리 휘는’ 연간 최대 3,000만 원 비싼 유아 교육비 때문

사진은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 유치원의 수업 모습.이미지 확대보기
사진은 중국어와 영어를 사용하는 이중언어 유치원의 수업 모습.

2월 초순 중국 인력자원 사회보장부는 2020년 등록된 신생아 출생아 수가 1,004만여 명이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1,465만여 명의 32%에 해당하는 461만여 명이나 줄어든 충격적인 수치다.

■ 1자녀 정책 포기에도 되레 출산률 감소

저출산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중국에서는 지난 2015년 그때까지 36년간 계속한 ‘1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2자녀 정책’으로 전환했다. 정부는 ”인구 감소가 멈추지 않고 있다. 아이를 둘만 낳아 달라“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그 정책을 무시하듯 2016년 이후 신생아 수는 내리막길처럼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보도 등을 보면, 신생아의 감소에는 물가와 생활비(부동산‧교육비 등) 의 급등, 라이프 스타일과 인생관의 변화, 결혼율 저하와 만혼의 확대 등을 그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모두 중요한 이유인데, 특히 최근 중국인을 보면 1명의 자녀 교육에 상당한 돈을 들이고 있어 그 비용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있는 결혼 적령기보다 좀 더 젊은 세대(20대 전반)는 당연히, 육아에 꿈이나 희망을 갖기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실태를 ‘중국인 돈의 사용처라는 책에서 그리고 있는데, 2017년 베이징대학교 중국교육재정과학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가계에서 차지하는 교육 부담률은 초등학생의 경우 10.4%, 중학생은 15.2%, 고등학생은 26.7%로 단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도시지역에서 드는 교육비는, 이미 한국의 서울이나 일본의 도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중국에서는 최근 20년가량 결혼과 동시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람이 많다는 특징이 있어 결혼하는 데만 돈이 든다. 그 후의 아이에 대해서는 생각할 수 없다」라고 하는 사람이 많다.

■ 중국서 유행하는 이중언어 유치원이란?

전술의 조사 결과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중국의 경우 한국과 일본 이상으로 돈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느끼는 것이 유치원 비용이다. 한국과 일본의 경우 정부의 보조금제도가 있지만, 중국에는 이 같은 제도가 없어 기본적으로 모두 자기 부담이다. 중국에도 공립과 사립유치원이 있지만, 중국에서는 더 좋은 교육을 위해 사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더구나 요즘 중국 사립유치원의 트렌드는 이중언어 교육이다.

즉 중국어와 영어를 모두 사용하는 이중언어유치원으로 현재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이러한 간판을 달지 않은 국제유치원이라는 것도 있지만 사립에서는 대부분 영어를 할 수 있는 보육교사가 재적하고 있다. 이들 유치원은 대학에서 영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 유럽 유학 경험이 있는 사람, 귀국 자녀 또는 구미 출신으로 영어가 원어민인 외국인 보육교사 등이다.

대표적으로 선전(深圳)의 이중언어유치원 비용은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3,000만 원 정도 가 든다고 한다. 일본에서도 국제유치원에 다니면 연간 1500만~2500만 원 정도 들기 때문에 일본보다 비싸다고 할 수 있다. 예전부터도 비용이 비쌌지만, 최근 12년간 상승률은 20~30% 정도로 더 높아졌다. 영어가 원어민 보육교사는 뽑기가 쉽지 않아 쟁탈전이 대단하다. 아이를 이러한 유치원에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과 함께 부모의 학력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반 공립유치원의 경우도 학비가 월 2,000~7,000위안(약 33만~120만 원)가량 들어 저렴하지는 않다. 지금의 중국에서 육아를 하려면 어쨌든 돈이 든다. 그러한 것도 가속하는 저출산의 배경의 하나가 되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