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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發 ‘뉴스 사용료’ 놓고 다른 길 선택한 ‘구글·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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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發 ‘뉴스 사용료’ 놓고 다른 길 선택한 ‘구글·페이스북’

하원 넘어선 ‘뉴스 미디어 협상법’ 상원 처리 ‘초읽기’
강력 반발하던 구글, ‘수용’…페이스북 ‘뉴스 차단’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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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글로벌 플랫폼 기업의 언론사에 사용료 지급을 강제하는 법안을 두고 구글과 페이스북이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호주 정부는 뉴스가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 해당 뉴스가 검색되거나 뉴스피드에 공유될 경우 언론사에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한 ‘뉴스 미디어 협상법’을 마지막 관문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 17일 호주 하원을 통과했고 상원 통과는 남았지만, 조만간 통과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법이 발효되면 구글과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은 90일 이내에 언론사와 협상을 마쳐야 하며 결렬될 경우 정부가 개입해 중재하도록 했다. 해당 국가 개입은 자국 언론사에 우호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사실상 플랫폼 기업으로선 선택지가 많지 않다.

호주 정부의 ‘뉴스 미디어 협상법’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효되는 것으로, 그간 구글과 페이스북은 강하게 반발해왔었다. 공동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였던 구글과 페이스북은 서로 180도 다른 결정을 내렸다.

◇ 노선 바꾼 구글, 글로벌 미디어그룹과 잇달아 계약


당초 호주 내 철수도 불사하겠다고 강경하게 맞섰던 구글은 글로벌 미디어 그룹들과 잇따라 계약을 맺는 등 입장을 선회했다.

구글은 지난 17일 뉴스코프 소속 언론사에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구글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통합적인 뉴스 사용권 계약을 맺은 것은 처음이다. 로버트 톰슨 뉴스코프 최고경영자(CEO)는 "프리미엄 언론에는 더 큰 보상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확고히 했기 때문에 이번 계약이 전세계 언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앞으로 광고 수익을 공유하고, 구글이 준비 중인 뉴스 구독 플랫폼도 공동 개발한다. 구글 계열사인 유튜브는 뉴스코프와 함께 음성·동영상 뉴스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다.

뉴스코프 소속 언론사로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배런스·마켓워치·뉴욕포스트, 영국 더선·더타임스·더선데이타임스, 호주 뉴스닷컴·스카이뉴스 등이 있다.

앞서 구글은 호주 거대 미디어그룹인 나인 엔터테이먼트와 연간 3000만 호주 달러(약 257억원) 규모 뉴스 저작권 계약을 체결했다. 나인 엔터테인먼트는 ‘시드니모닝헤럴드’ ‘디에이지’ 등 호주 양대 일간지를 소유하고 있는 거대 미디어 그룹이다. 구글은 호주 최대 민영방송인 채널7 등을 소유한 세븐웨스트미디어와도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 호주서 뉴스 차단한 페이스북 “현실을 무시하는 법”


페이스북은 강경한 태도를 취하며 결국 지난 18일 호주 뉴스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노골적 불만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호주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뉴스 피드에는 뉴스가 게재되지 않는다. 공유 자체도 차단해 사용자들은 뉴스를 확인할 수 없다.

페이스북은 “해당 법안은 플랫폼과 언론의 관계를 잘못 이해한 데서 나온 것”이라면서 "언론은 (페이스북에) 기사를 자발적으로 올리고, 이를 통해 지난해 4억700만 호주달러(약 3492억원)를 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실을 무시하는 법안을 따르거나 호주에서 뉴스 서비스를 차단하거나 둘 중 하나인데, 페이스북은 후자를 선택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호주 정부는 당장 실망감을 피력했다. 폴 플레처 정보부 장관은 2GB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해당 플랫폼이 보여주고 있는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를 명백하게 일으킨다"고 했다.

호주로부터 촉발된 뉴스 사용료 논란이 세계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로 다른 길을 선택한 구글과 페이스북이 호주 이외의 국가에서 추가적 조처를 할지도 주목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