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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눈치 작전? 전문가들 "효능도 의미 없어, 백신 접종 자체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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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접종 눈치 작전? 전문가들 "효능도 의미 없어, 백신 접종 자체가 중요"

한국·영국·EU, 자국 백신 선호·정치적 논란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런던의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모습. 사진=로이터
“형님 먼저, 아우 먼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둘러싸고 국내 일부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호 접종과 우선 접종 등을 두고 공방이 펼쳐지고 있는데, 백신 접종을 앞둔 논란은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우리보다 먼저 백신을 접종한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유사한 논란이 펼쳐졌으며, 일부 국가에서도 이 같은 일이 진행중이다.

■ “백신 회사선호, 부질없는 논란”


우리나라에서는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호 접종을 두고 정치권이 날카로운 공방을 펼쳤다. 22일(현지시간)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는 일견 타당하지만, 부질없는 공방이라는 지적이다.

백신 안전성에 의심을 품고 접종을 거부하겠다는 외신보도가 잊을만하면 전해지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에서는 이는 단편적인 보도에 불과하다.

그동안 전해진 외국 일각의 접종 거부 사례는 표피적일 뿐이다. 최근 가디언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대한 거부감이 독일,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등에서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집단적으로 거부감이 표출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거부감에는 과학적인 상식에 기반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입장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도 일부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탈퇴한 영국에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만이 EU 회원국 사이에 팽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구나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이 미국 기업과 독일에 기반을 둔 터키계 독일인 부부가 개발했기에 EU 회원국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우호적일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22일(현지시간) 이런 점을 짚었다. 영국에서는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는 백신 선택권을 주지 않지만, 명문 옥스퍼드대학과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개발한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의료인들이 많다.

물론 화이자 백신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자국에서 개발된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고 WP는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아스트라제네카에 대해 “우리의 뛰어난 영국 과학자들이 개발했다”고 칭찬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 “자국 백신 고집…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독일은 바이오엔테크, 미국은 화이자·모더나”

외교전문매체 디플로맷은 한국에서 백신 확보가 늦은 것은 한국 정부가 백신의 한국 내 생산을 선호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억제되는 편이지만, 백신 접종이 더딘 게 한국 백신업체를 보호하려는 한국 정부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WP는 개발업체에 따라 백신에 대한 시각은 EU와 영국, 미국에서 판이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시각 차이는 영국이나 EU 모두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승인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본질적으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효능이 90%를 넘는 것과 달리, 아스트라제네카의 효능은 60∼70%여서 신뢰도가 높지 않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미국에서는 자국 백신인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에 대해서만 사용을 승인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월쯤 사용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두 자국산이니 애국심에 기초한다면 애초에 선호가 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 코로나19 사태 극복 위해서는 논란 중지하고, 백신 접종해야

이런 배경 때문에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화이자는 미국 백신이 아니라, 터키계 독일 과학자가 만든 백신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효능 차이는 백신 접종에서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옥스퍼드대 백신 연구 전문가인 앤드루 폴라드 교수는 임상시험에서의 수치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2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는다면 (화이자의) 95%와 (아스트라제네카의) 62%가 실제로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개진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 자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백신 접종이 코로나19를 끝낼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