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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러시아에 이은 이스라엘의 '백신 외교전'…"백신 가져다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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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도·러시아에 이은 이스라엘의 '백신 외교전'…"백신 가져다 쓰세요"

“선진국들의 백신 국수주의, 그러면 안 되지요. 우리 백신 가져다 접종하세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라마트간의 쉬바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해 12월 19일(현지시간) 라마트간의 쉬바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스라엘이 사실상 ‘백신 외교전’에 동참했다. 자국 국민의 절반 이상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이스라엘 정부가 남는 백신을 다른 나라에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개진한 것이다.

■ 백신 생산국 아닌데, 주변에 백신 공급 방침…예루살렘에 대사관 유치 목적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에서 팔레스타인 등 백신을 요청한 일부 국가에 여분의 백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리실은 서명에서 “백신 제공을 요청하는 나라가 많았다”면서 “현재 보유량 가운데 상징적인 물량을 팔레스타인과 다른 백신 요청 국가에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 대상엔 온두라스가 포함됐다.

이스라엘의 백신 제공방침은 예루살렘에 외국 대사관을 유치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분석이 나왔다. 온두라스 등에게 예루살렘에 대사관을 두라는 제안을 했다는 이야기다.

이런 제안엔 이스라엘 당국의 자신감이 반영된 측면도 있다.

이스라엘은 백신을 접종한 자국인들에 대해 ‘그린 배지(Green Badge)’를 발급하고 있다. 배지를 확보한 이들은 문화행사 참석, 해외여행, 헬스클럽 운동, 음식점 이용 등을 하게 될 때 활용하면 된다.

벤자민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백신을 접종한 국민들은 앞으로 수일 이내에 ‘그린 배지’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된다”고 발표했다.

■ 유럽의 국수주의에 비견되는 중·러·인도·이스라엘의 백신 외교전

이런 배경과는 별도로 이스라엘의 백신 외교전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백신 생산국도 아니다. 화이자 등에게 자국민의 접종데이터를 그대로 이들 제약사에 보내는 조건으로 백신을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백신 외교전은 이스라엘에 앞서 중국 등이 먼저 움직였다. 백신을 개발했거나 생산한 러시아, 중국, 인도는 이를 일부 무상 공급하면서 외교전을 펼치기도 했다.

그동안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국들이 막대한 부를 자랑하며 자국 인구보다 훨씬 많은 백신 물량을 계약하는 등 입도선매 행태로 ‘백신 국수주의’를 보이며 국제사회의 비판을 샀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