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해운협회 빔코의 피터 샌드 애널리스트는 공급 병목에 의한 물류 불균형과 가격 인상 사태는 테스코, 월마트, 이케아 등 대규모 사업체에서 소규모 수입업체 및 소매업체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77%의 거래처가 공급망의 어려움을 보고하고 있다.
타격을 받은 유럽출하물류통관협회와 유럽화주협의회는 유럽위원회에 구제 금융까지 요청했다. 그들은 서한에서 늦은 배송과 가격 인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위원회의 반응은 기대만큼 신속하지 않다. 위원회는 "현 상황을 보면, 요동치는 높은 수요, 항만 혼잡, 컨테이너 부족 등 가격 상승의 발원지에 많은 요인이 있을 수 있다"면서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는 정도다.
의료 및 제약 제품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세계적인 수요 폭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상품의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복원력을 갖추지 못한 채 위기에 빠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연구에서는 EU 14개 회원국의 의약품 부족은 2017년과 2019년 사이에 6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암 치료제, 심장병, 신경계 질환, 고혈압, 항생제, 백신 등이 영향을 받았다.
이러한 상품 부족과 기존 공급망 문제의 원인은 복잡하지만, 공통점은 글로벌화되고 분산된 생산 네트워크라는 점이다. 예컨대 장갑은 말레이시아에서 제조되는 반면 항생제와 진통제는 대부분 중국이나 인도에서 생산된다. 코로나19 백신은 공급망 문제에 부딪히지는 않겠지만 현재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등장해 기존의 많은 물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백신 보급이 지연되거나 심각한 공급 제약에 빠질 수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